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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분조짐… 창당 기로에/「새한국당」의 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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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분조짐… 창당 기로에/「새한국당」의 진로

입력
1992.10.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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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탈감… 영입실패 책임공방/창당파·각개약진파로 갈려김우중 대우그룹 회장의 대선 불출마 선언으로 그의 영입을 추진해왔던 새한국당의 진로가 어려운 처지에 놓이게 됐다.

지난 23일 창당 발기인대회를 갖고 정치개혁과 양김구도 청산을 표방했던 새한국당은 현실적으로 양김씨에 버금갈만한 대선후보를 내세울 수 없는 실정인데다 김 회장 영입을 둘러싸고 생긴 내부 갈등이 증폭될 조짐이다.

그동안 새한국당은 강영훈 전 총리·박태준 전 민자 최고위원 등을 영입,대선후보로 추대하려 했으나 영입대상 인사들이 모두 고사하는 바람에 평소 정치참여에 강한 의욕을 보인 김 회장의 영입을 적극 추진해왔었다.

그러나 김 회장의 불출마 선언 배경과는 관계없이 영입 절충과정에서 영입추진파와 반대파가 갈등양상을 보였고 「영입실패」에 따른 내부의 책임공방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새한국당이 두갈래 세력으로 양분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더욱이 신당추진 초부터 반양김 세력결집에 뚜렷한 성과를 보지 못한데다 참여인사들마저 다양한 정치성향을 갖고 있어 단시간내에 내홍이 진정되지 않는다면 와해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당내에서는 아직 시간이 있는 만큼 새로운 후보를 물색해 창당 일정을 다소 늦추더라도 예정대로 창당작업을 추진하자는 의견이 제시되고는 있다.

하지만 외부에서의 후보영입이 사실상 불가능한데다 현재의 진용으로 창당을 하기에는 어려움이 많은게 사실이다.

○…새한국당 참여인사는 크게 창당 추진파와 각개약진파로 갈릴 것 같다.

추진파들도 외부에서 후보영입이 어려울 경우 내부인사를 추대해 창당을 추진하자는 쪽과 후보에 얽매이지 말고 일단 창당부터 서두르자는 쪽으로 갈리고 있다.

민자당 탈당후 창당을 전제로 새정치 국민연합을 주도해온 이종찬의원은 자신의 거취문제로 고심하고 있으나 창당쪽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 같다.

그가 독자출마를 굳히고 신당을 창당할 경우 지지할 당내 인사는 거의 없다. 다만 이영일 전 의원과 새정치 국민연합 지지자들만이 그의 신당 추진에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

이 의원은 이미 새정치 국민연합 전국지회장(조직책) 60여명을 임명했기 때문에 이들과 새한국당의 일부 조직책들을 규합,세를 형성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그의 측근중에선 대선 기간까지 일절 정치행보를 중단하고 대선 결과를 지켜본뒤 재기를 노리자는 절충안도 제시되고 있다.

반면 각개약진파 중에는 이번에 후보를 내지말고 일단 창당을 한뒤 대선기간중 국민당 등 일부정파와 연합전선을 시도하거나 대선이후 예상되는 정계개편에 대비하자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오유방 전 의원 등 일부 원외 인사들이 이에 속한다.

그러나 원내 인사들은 대부분 일단 창당을 중지하고 정국을 관망한뒤 차선책을 모색하자는 입장이다.

김 회장 영입에 적극적이었던 이자헌 김용환 장경우의원과 중도입장을 견지해온 박철언 유수호의원 등은 신당 추진보다는 무소속으로 잔류하거나 국민당 입당을 저울질 할 것으로 관측된다.

대부분의 원외 인사들은 대선 때까지 정치적 휴면기를 거쳐 대선이후 정치적 거취를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

○…이날 김 회장의 출마포기 소식이 전해지자 새한국당 관계자들은 『예정된 수순』이라고 언급하면서 허탈해하는 분위기.

새한국당의 인사동 당사에는 이날 상오내내 핵심인사가 한사람도 나타나지 않아 이미 김 회장의 불출마 선언을 감지하고 있은듯 했다.

김 회장이 기자회견을 하는 도중 새한국당의 핵심인사들은 채문식 창당준비위원장 자택에 모여 대책을 논의했는데 이 자리에선 김 회장 영입이 불발된 것과 관련,그동안 전제조건을 제시했던 이종찬의원을 집중 성토하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이 의원은 김 회장이 기자회견을 하기직전 힐튼호텔에서 김 회장과 1시간동안 만나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는 김 회장과 만난뒤 역시 같은 장소에서 박철언의원과 접촉을 갖고 신당의 진로문제를 협의했음이 확인되고 있다.

새한국당은 이날 하오 당사에서 창당준비위 운영위를 긴급 소집,7시간여의 마라톤 회의끝에 김 회장의 불출마 선언에 따른 대책을 논의한 결과 또다른 외부인사의 후보영입에 나서기로 결론지었다.

이날 회의에서는 운영위 및 각 분과위의 인선을 조속히 마무리짓고 예정대로 지구당 창당작업을 서두르는 등 예정된 창당 일정을 가급적 지키기로 했다.

장경우의원은 발표를 통해 『그동안 후보영입을 둘러싸고 일부 오해가 있었으나 모두가 애국적 애당적 입장에서 노력했다는 것을 공동 인식하게 됐다』고 말했다.<조명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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