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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회장,모양 갖춘후 「원격조종」할듯/대우그룹 장래는 어떻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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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회장,모양 갖춘후 「원격조종」할듯/대우그룹 장래는 어떻게 될까

입력
1992.10.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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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향력 막강… 완전결별은 사실상 불가능/「해체 전단계」로 집단지도체제 여부 관심김우중 대우그룹 회장의 정계진출이 거의 확실해지면서 「선장잃은 대우호」의 향후 경영구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 회장의 말대로 그룹과 완전한 관계정리가 가능한 것인지,경영대권의 바통은 누가 이어받을 것인지,그룹해체라는 최악의 상황까지 가는 것은 아닌지 등에 관해 갖가지 전망과 분석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정치인 김우중과 대우그룹간의 관계에 관해서는 「완전한 단절은 있을 수 없다」는게 지배적인 전망이다.

김 회장은 지금까지 대외적으로 공표해온 대우조선 주식(지분 18%)외에 대우정밀·동우개발 등 5개 계열사주식 수백만주를 가지고 있다. 김 회장은 27일 김포공항 회견에서 정치를 할 경우 주식까지 완전히 처분하겠다고 말했으나 이처럼 막대한 물량의 소유주식을 단시일내 처분하기는 물리적으로도 불가능하다. 더욱이 그의 소유주식은 태반이 비상장기업 주식이고,비우량주여서 실제로 매각의지를 갖고 있더라도 처분에 큰 어려움이 있다. 따라서 김 회장은 짧게 잡아도 수년간은 대우그룹의 대주주로 남아있게 될 것이 분명하다.

주식의결권이 아니더라도 김 회장은 대우문화재단을 통해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구룹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대우문화재단은 김 회장이 사재를 털어 설립한 것으로 재단 명의로 주요 계열사의 주식을 상당부분 가지고있어 사실상 그룹의 경영지배권을 갖고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와함께 김 회장이 창업이래 심어놓은 인맥이 여전히 그의 추종세력으로 「힘」을 보태줄 전망이다.

관계자들은 이와관련,그룹 핵심경영진의 절대다수가 창업동지이거나 경기고 또는 연세대 등의 학맥으로 묶여 있음을 지적한다. 여기에 부인 정희자씨(동우개발 회장)·사돈 김준성씨(주식회사 대우회장)·큰형 태중씨(세계물산 고문)·동생 성중씨(전 대우자동차 사장) 등 친인척들이 그룹에 포진하고 있다. 이들이 김 회장에게 등을 돌리리라고 생각하기는 어렵다.

결국 김 회장은 외견상으로는 정경단절의 이미지를 보이기 위해 여러 모양새를 갖추겠지만 이는 현실상 불가능하고 정치적 후원을 받기위해서라도 그룹과의 끈을 유지해 원격조종자로 남을 것이라는게 관계자들의 일치된 전망이다.

김 회장이 정계진출이후 대우그룹의 대권향방 등 경영구도에 관해서는 여러가지 견해가 나오고 있는데 크게 두갈래로 압축된다.

첫째는 김준성·이우복(그룹 부회장)의 쌍두체제이다. 김 회장은 두아들과 딸 하나를 두고 있으나 모두가 나이가 20세 안팎으로 어릴뿐더러 경영수업을 전혀 받지않은 상태여서 당장의 2세 승계는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전문경영인에 의한 쌍두체제가 점쳐지고 있다.

김준성회장은 그룹의 공식서열상 김 회장 다음의 2인자이며 이 부회장은 실권이나 영향력 등 파워면에서 사실상의 그룹 2인자로 인식돼왔다. 이 부회장은 특히 김 회장과 경기고 연세대 동기동창에다 창업멤버라는 점에서 「포스트 김시대」를 이끌 가장 유력한 주역으로 꼽히고 있다. 관계자들은 이들이 얼마나 조화를 이루느냐에 대우그룹의 사활이 걸려있다고까지 말하고 있다. 김준성회장이 나이나 경력 등을 감안해 일단 그룹회장을 맡아 대외적인 얼굴역할을 하고 이 부회장이 내부관리 총책을 맡게될 공산이 크다. 여기에 서형석 그룹기조실장이 지금처럼 중요한 보좌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같은 쌍두체제는 그룹회장 및 핵심참모를 중심으로 하는 현재와 같은 운영체제의 유지를 전제로 하고있다.

집단지도체제의 도입가능성도 유력하다. 집단지도체제는 계열사 운영위원 책임제라는 이름으로 올초부터 대우그룹내 형식상의 골격을 갖추고 있는데 일각에선 김 회장이 정치참여를 염두에 둔 그룹재편 시나리오의 일환으로 도입한 것으로 보고있다. 이 운영위원 책임제에 따라 그룹산하 22개 계열사가 10여개의 계열군으로 나뉘어 현재 그룹의 주요계열사 사장급 이상을 맡고있는 김 회장의 핵심 측근들이 담당회사들을 거의 독자적으로 운영할 가능성도 크다는 것이다. 이같은 집단지도체제는 김 회장이 그동안 거듭 표명해온 그룹 계열사 분리독립(그룹해체)의 전 단계로 해석할 수 있다.<송태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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