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 정권·마약집단서 “나를 죽이려한다”/평소 근거없는 음모설 유포 편집증세 보여공화당 선거진영이 행정력을 동원해 자신과 자신의 가족을 상대로 음해공작을 시도하려 했다는 로스 페로의 주장이 유권자들로부터 부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는 가운데 의심많은 그의 성격이 언론의 집중적인 재조명을 받기 시작했다.
LA 타임스지는 27일 『페로는 지난 1969년,하노이 정권이 실종 미군을 구출하기 위한 그의 노력에 불만을 품고 「블랙팬더」라고 불리는 암살조를 미국에 파견했다고 주장한바 있다』고 전했다.
LA 타임스는 또 페로가 레이건 행정부 시절 『해외 마약거래 단체와 연계를 맺은 미국정부의 고위관리가 이들로부터 거두어들인 자금을 중앙정보국의 해외 비밀공작에 투입해왔다』는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퍼뜨리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페로의 의심증,새로울 것 없다」는 제하의 기사에서 『레이건 행정부 고위관리의 마약범죄 관련설을 터뜨렸다는 이유로 미국내 마약집단이 그의 목숨을 노린다』며 소란을 피웠던 텍사스의 거부가 최근에는 『언론이 작당해 자신을 파멸시키려 든다』는 확신까지 갖게된 듯하다고 꼬집었다.
LA 타임스외에 유에스 에이 투데이,뉴욕 타임스 등 전국의 유력 일간지들도 페로의 공화당측 음해공작 주장을 심도있게 다루면서 그가 평소부터 근거없는 음모설에 유달리 깊은 관심을 보였다고 지적,그를 「편집광」으로 몰아세운 공화당 진영의 반격에 힘을 보탰다.
이제까지 알려진바를 종합해보면 그는 경쟁업체가 자신의 사무실에 도청장치를 설치했다는 강박관념에 늘 시달렸을 뿐만 아니라 경쟁업체로 산업정보를 빼돌리는 직원이 있을 것에 대비해 의심이 가는 사원들의 뒷조사를 수시로 감행했다. 선거전에 뛰어든 후에도 샌프란시스코의 사설탐정을 6만달러에 고용,일부 자원봉사자들의 신원조사를 실시했음이 드러났지만 당시 페로는 이런 뒷조사가 진행중인 사실을 전혀 몰랐었노라고 발뺌했다.
무소속 대권후보인 페로는 10월19일에 열렸던 첫번째 TV토론회에서 다른 두명의 대권주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하노이 정부가 고용한 5인의 「블랙팬더」 일당이 라이플로 무장한채 그의 집앞 뜰까지 침범했었다』고 털어놓으면서 블랙팬더 조직의 암살기도는 미 연방수사국(FBI)이 사전에 탐지,그에게 통보해줬다고 말했다.
그러나 ABC방송이 FBI에 조회해본 결과 그같은 페로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었음이 판명됐다. ABC방송의 인터뷰에 응한 폴 매카그렌 댈라스 당시 경찰국 정보국장도 『5인조 청부살인범들이 페로의 집안에까지 침입했다면 당연히 경찰에 신고가 됐을 터인데 경찰은 그 때는 물론 이제까지 그런 소문조차 듣지 못했다』면서 『페로의 경험담은 조작』이라고 단정했다.
한편 늘 적대세력의 음해공작을 두려워하는 페로는 자신과 식구들의 신변안전에 지나칠 만큼 신경을 쓰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가족들은 10피트의 벽돌담과 비디오 감시장비가 24시간 가동되는 성채같은 저택에서 경호원들의 물샐틈없는 감시하에 생활하고 있으며 집안으로 들어가는 유일한 통로는 저택안에 있는 감시소에서 드나드는 사람들의 신원을 확인한후 전자장치를 이용해 열고 닫도록 설계돼 있다. 또한 페로의 회사인 「페로시스템」사가 자리잡은 노스 댈라스의 빌딩내 안내판에는 안전을 기하기 위해 그의 회사명과 위치를 기입해 놓지 않았으며 페로가 근무하는 사무실은 겉면이 유리로 은폐돼있어 밖에서 볼 때는 사무실인지 그냥 벽면인지 전혀 알 수 없도록 꾸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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