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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중 주가/이백규 경제부기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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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중 주가/이백규 경제부기자(기자의 눈)

입력
1992.10.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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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중 대우그룹 회장이 정치적 거물로 행동하고 있다. 주가에 관한한 현직 대통령,제1당 총재를 능가하는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그의 말 한마디에 주가는 파도치듯 출렁거리고 70조원 규모의 증시가 휘청거린다. 주가는 지난 주말부터 그의 출마,불출마에 따라 하루에 20포인트 이상씩 폭등락을 반복하고 있다.그의 김포공항 귀국 기자회견에는 1백명 이상의 내외신 기자들이 운집했다. 어느 정치인도 유도해내지 못할 대단한 관심집중이다. 몇년전 5공 청문회때 장세동 전 안기부장이 『내가 입열면 세상이 시끄러워진다』는 말을 했었는데 지금 상황은 그 말을 연상케 할 만큼 김 회장의 말 한마디에 따라 무슨 일이 어떻게 벌어질지 예측불허의 긴장감마저 감돌고 있다.

이러한 주가와 여론의 민감한 반응은 그가 노리던 것이고 또 그것을 즐기고 있는지도 모른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측근이 그의 말이라고 밝힌 불출마를 믿고 주식을 거래하다가 단 몇시간 사이에 상한가에서 하한가로 곤두박질한 주가로 수백만원,수천만원을 날린 사람도 있을 수 있다. 또 모처럼 상승가도를 달리던 증시는 어이없는 돌발 악재를 만나 불안하게 출렁거리고 있다.

대선출마 여부는 김 회장 자유다.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는 저서 제목대로 최고의 세일즈맨으로 이름도 날렸고 그의 정치지론대로 많은 국민이 정치개혁의 필요성을 공감하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많은 국민들이 광주 동경 김포공항을 오가며 출마를 하겠다는 것인지 안하겠다는 것인지 얼버무리며 오락가락하는 그의 일구이언에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정치개혁이 안돼 50대 영웅이 나와야 한다는 새정치가 고작 구태의연한 말장난으로 시작되는 것인가 하며 실망하고 분노하는 사람들도 많다.

5일째 계속되는 말의 「유희」로 10만여 대우 직원들은 일손을 놓고 「회장님 우리 회장님」만 바라보고 있다. 사실 22개 계열사는 어디 하나 성한데 없다. 김 회장 원맨 경영으로 근근이 지탱해온 그룹이라 의외로 깊은 상처를 입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는 스스로 「장사꾼」으로 즐겨 부른다. 재계의 라이벌 총수도 「지은 공장 하나 없는 장사수완이 좋은 사람」으로 평했다.

하지만 상술과 정치는 근본이 다르다. 장사에 관한한 동물적이라 할 만큼 뛰어난 감각을 가졌다는 그가 출마얘기만 나오면 폭락하는 주심을 왜 못 읽고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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