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보 표명은 대신당 압력용”/반대파 설득작업에도 간여/일각선 “차기 겨냥한 계산된 행동… 번복 가능성”대선출마 여부를 놓고 계속 애매한 입장을 보여온 김우중 대우그룹 회장이 27일 일본에서 귀국하여 출마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한데 이어 새한국당도 금명간에 그를 추대할 것으로 알려져 출마가 현실화돼가고 있는 느낌이다.
김 회장은 그동안 「광주발언」과 「동경발언」에서 불출마 입장을 표명했거나 「조건부 출마」를 시사했으나 전날 김포공항에서 가진 회견내용은 출마쪽에 무게를 분명히 하고 있다.
특히 김 회장은 지난 25일 측근을 통해 발표한 불출마 입장표명을 부인하면서 『신당쪽에서 추대를 제의해오면 생각해 봐야겠다』고 말해 이미 내심으로는 출마결심을 굳혔을 것이라는 추측을 유발하고 있다.
여기에다가 새한국당 사정은 그의 후보영입에 반발하는 인사가 적지 않지만 마땅한 대안이 없다는 점에서 그의 후보추대가 대세로 돼가고 있는 실정이다.
때문에 김 회장이 그동안 출마여부를 분명히 하지 않은채 유보적 태도로 일관하고 있는 것은 새한국당측에 만장일치 추대방식을 요구하는 압력용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이는 김 회장이 「모양새」를 갖춰 신당에 입성하겠다는 명분과 함께 신당에 들어가더라도 주도권을 장악하겠다는 실리를 계산한 측면도 있다는 분석이다.
김 회장이 김포회견에서 신당 일각의 후보추대 전제조건 제시와 관련 『후보가 조건을 내세워야지,추대하는 쪽에서 무슨 조건이냐』고 이를 일축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으로 해석할 수 있다.
따라서 「김우중후보」는 늦어도 주말까지 구체화될 것으로 보이며 금명간에 가시적인 조치가 새한국당에서 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회장은 가까운 시일내에 기자회견을 통해 대선출마와 새한국당의 후보추대 수락선언을 할 것으로 알려져 그의 출마는 기정 사실화되고 있는 양상이다.
그는 최근 지방 나들이와 일본에 체류하면서 측근을 통해 자신의 출마설 및 정치행보 등에 관한 여론의 반응을 면밀하게 파악했고 새한국당의 핵심 인사들과는 사전 교감을 통해 창당작업에 깊숙히 개입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는 특히 이자헌·김용환·장경우의원 등 김 회장 추대인들과 창당과 관련한 깊숙한 대화를 나누어왔고 이들을 통해 당내 반발인사들에 대한 설득작업도 계속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김 회장 추대인사 주변에서는 「김우중후보이자헌대표」설이 나돌고 있는 등 주요인사들에 대한 당직문제까지가 거론되고 있는 실정이다.
예컨대 최고위원에는 이종찬·김용환·한영수의원 등이,사무총장에는 장경우의원이,정책위 의장에는 박철언의원 등이 거명되고 있는 것이다.
김 회장 자신도 오래전부터 출마에 대비,자금확보 등 사전준비를 마친 상태이고 힐튼호텔에 별도의 선거팀을 가동하면서 수시로 이곳에서 새한국당 추대인사들과 극비회동을 가져왔다는 것이다.
김 회장은 우선 새한국당의 후보로 대선에 나설 예정이나 당내의 반발이 거셀 경우 별도의 신당 창당도 추진하겠다는 복안을 세울 정도로 정치참여에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 회장은 그동안 정치개혁을 표방하고 「50대 역할론」을 계속 주장해왔으나 이번 대선에서 양김씨를 제압하겠다는 적극적인 전의는 없는 것 같다는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김 회장은 최근들어 각계 인사들과 만나 『이번 대선에서 4백만표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향후 10년을 투자할 생각』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또 『대선에 나설경우 특정후보를 비판하지 않겠다』고 언급하기도 했다는 것이다.
때문에 그가 이번 대선에 추라할 경우 장기적으로 다음을 노리겠다는데 비중이 실려있는 것 같다.
김 회장은 지난 27일밤 일본에서 귀국한 직후 김용환의원과 단독으로 만나 출마의사를 강력히 표명한데 이어 28일 낮 이자헌 박철언의원의 새한국당 후보수락 요청을 받고 후보와 당권을 동시에 요구하는 등 적극적인 출마의지를 분명히했다.
그는 신당 일부인사들의 후보만 맡으라는 얘기에 대해 『후보만 맡으라는 얘기는 대선후 2선으로 후퇴시키려는 의도』라고 반발하면서 『당권과 후보직을 주지 않으면 신당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김 회장이 신당 참여후 주도권을 장악하려는 의지를 어렵지 않게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 때문에 당내에서는 그가 이번 대선출마를 정치권 거점확보의 기회로 이용,다음기회를 노리겠다는 의미로 해석하고 있다. 따라서 정가에서는 그의 대선 출마에는 「도중하차」 가능성이 함축돼 있다고 보고 있다.
김 회장이 마지막에 가서 다른 선택을 할 가능성이 여전히 배제되지 않고 있다는 얘기이다. 김 회장은 정치참여를 위해서는 대우와의 단절이라는 힘든 선택을 해야 할 뿐 아니라 현대에 비해 상대적 취약점을 지니고 있는 대우의 기업상태도 장애요인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많다.
김 회장이 대선전 효율성을 위해 후보와 당권을 함께 요구하고 있는 것도 후보영입 과정에서 불씨가 될 가능성도 있다.<조명구기자>조명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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