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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대선과 언론/김수종 뉴욕특파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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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대선과 언론/김수종 뉴욕특파원(기자의 눈)

입력
1992.10.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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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노이 더 미디어(Annoy the media)』 미 공화당은 대통령선거 일이 가까워 오면서 자동차 스티커용으로 이런 선거구호를 만들어 뿌리고 있다. 부시를 당선시켜 클린턴의 승리를 철석같이 믿고 보도하는 언론을 당황하도록 만들자는 뜻이다.부시가 언론의 대선보도 태도에 얼마나 불만을 갖고 있는지 잘 보여주고 있다.

부시는 TV 토론이후 가는 곳마다 여론조사기관과 언론에 대한 불만을 털어놓고 있다.

바버라 부시여사도 마찬가지다. 그녀는 지난 23일 CNN방송의 대담프로에서 래리킹쇼에 출연,『언론이 지난 1년간 우리를 두들겨 팼다』고 불평했다.

바버라여사는 또 최근 뉴저지주 유세에서 『여기 모인 여러분중에 여론조사기관의 전화를 받아본 사람이 있느냐』고 물으며 여론조사의 한계를 설명하려 햇다.

부시 대통령은 과연 언론으로부터 푸대접을 받고 있는가.

미국 언론의 보도관행에 익숙지 않은 외국인의 눈에는 부시 대통령이 언론에 포위돼 있는 것처럼 비친다.

국내 경제정책은 물론 대외정책에 이르기까지 부정적 관심이 대부분이어서 대통령이 되어서는 안될 사람이 백악관을 차지하고 있는듯 묘사된다.

특히 뉴욕 타임스는 25일 장문의 사설을 통해 클린턴 지지를 공식 선언했다. 뉴욕 타임스는 전통적으로 민주당 후보를 지지해왔기 때문에 부시에게는 놀라운 일은 아니다. 그 보다는 이번 선거에서 클린턴을 지지하는 신문이 압도적으로 많다는 점이 공화당 진영을 우울하게 한다.

언론이 부시에 대해 부정적인 주요 이유로는 언론인의 집단적 속성,즉 진보성과 냉소주의가 거론된다. 특히 언론 종사자들이 이제 거의 클린턴­고어와 같은 베이붐세대라는 점이 지적된다. 또 한편으론 걸프전에서 언론이 무력감을 느낄 만큼 진실접근에 소외되었던데 대한 언론의 보복이라는 말도 들린다.

그러나 부시가 언론의 부당한 대접을 받고 있다는 주장에 대한 반론도 거세다.

선거전의 우열은 여론조사에서 크게 좌우되고 여론조사 만큼 비교적 정확히 후보자의 우열을 가릴 수 있는 자료가 없다는 것이다. 특히 클린턴은 이미 예비선거과정을 거치면서 무자비한 언론의 검증을 거쳤다는 것이다.

언론이 과연 부시에 편견을 갖고 대했는지 엿새뒤면 밝혀질 것이다. 그러나 현재 미국선거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여론조사와 이를 토대로한 언론보도의 한계는 민주주의의 영원한 숙제로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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