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중 패튼 총독 비난이어 두번째 충격… 주가폭락【홍콩=유동희특파원】 중국 북경에서 취재활동중이던 홍콩의 한 신문사 여기자가 『기자신분에 어긋나는 행동을 했다』는 이유로 중국 공안당국에 지난 25일 체포됐다.
문제의 여기자는 홍콩 쾌보의 양혜민기자(32)로 이날 새벽 묵고 있던 호텔 방에 찾아온 국가안전국 요원 6∼7명에 의해 연행됐다.
신화통신은 이날 하오 양 기자의 체포사실을 전하면서 양 기자가 국가기밀문서를 절취하기 위해 중국 관리들에게 뇌물을 주는 신분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였으며 이와 관련한 다량의 증거가 확보됐다고 보도했다.
중국이 패튼 홍콩 총독에 대해 전례없이 강도높은 비난을 한 바로 이틀뒤에 터져나온 이 사건은 14대,패튼의 중국방문,그리고 일본국왕의 중국방문 등 굵직한 뉴스를 취재하기 위해 대거 북경에 몰려간 홍콩과 대만 기자들에게 「공황」에 가까운 충격을 던져 주었다.
또 지난 9월이후 치솟기만 하던 홍콩의 주가도 노평 국무원 홍콩·마카오판공실 주임의 패튼 총독에 대한 비난에 이어 양 기자의 체포 등 악재가 겹치면서 폭락세로 돌아섰다.
쾌보측은 성명을 통해 양 기자가 신분에 어긋나는 행동을 했을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그녀의 조속한 석방을 촉구했다.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지는 「홍콩기자의 방문을 두드리는 심야의 노크소리」라는 제하의 사설을 통해 이 사건을 97년이후의 홍콩 장래와 결부시키면서도 진상이 확실히 드러나지 않았음을 전제,중국에 대한 비난으로까지는 연결시키지 않았다.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지는 중국의 한 소식통을 인용,양 기자의 체포는 「당나귀에게 경고하기 위해 닭을 잡은 격」이라고 보도하고 지난 봄부터 홍콩과 대만 언론에 중국 공산당의 보혁갈등을 다룬 무수한 폭로기사가 중국 당국을 당혹시켜 왔음을 지적했다.
따라서 양 기자의 체포는 홍콩과 대만의 언론과 당내 제보자들에 대해 「엄중한」 경고의 의미가 담겨 있다는 것이다.
이 소식통은 이어 여러 여론매체중 쾌보가 선택된데 대해 14대 개막 1주일전인 지난 5일 강택민총서기의 정치보고 초안의 전문이 게재된 신문이 바로 쾌보였음을 유의해 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홍콩의 주해대학에서 신문방송학을 전공한 양 기자는 지난 86년 언론계에 들어와 90년부터는 쾌보에서 홍콩 정청과 중국문제를 담당해왔다. 양 기자의 남편은 신화통신 홍콩분사 외교부 고위관리의 아들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쾌보는 발행부수가 12만 정도로 신뢰도가 썩 높지는 않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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