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유·전자·시멘트등 15개 품목 우선 실행/15년내 완전실시 목표【싱가포르=최해운특파원】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체결에 이어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도 내년 1월부터 아세안자유무역지대(AFTA) 창설의 첫발을 내딛게 됐다.
21일과 22일 이틀간 마닐라에서 열린 아세안 경제장관회의는 AFTA 계획의 1단계 조치로 회원국간 관세인하가 적용될 15개 공산품 부문의 대상품목을 연내에 조정,내년 1월부터 당초 예정대로 실행에 들어간다는 기본방침을 재확인했다.
AFTA의 세부 실행안을 마련키 위해 열린 이번 회담은 각국의 상이한 경제현실과 이행상충 등 현실적 난관에 직면,당초 의욕과는 달리 아무런 결론을 도출해내지 못할 것으로 전망됐으나 막판에 일단 첫발을 내딛는다는 합의를 이루었다.
이는 NAFTA 발족 등 세계경제의 블록화가 이 지역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한 경계심리와 함께 어떻게든 아세안이 지역적 경제단결을 통해 자구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공동인식에 따른 것이다.
아세안 6개국은 지난 1월 싱가포르 정상회담을 통해 내년 1월부터 향후 15년에 걸쳐 역내 가공 농수산제품과 공산품의 관세율을 점진적으로 인하,오는 2008년까지 5∼0%까지 끌어내려 AFTA를 창설한다는데 합의했었다.
이에 따라 1단계로 내년 1월부터 석유 전자 야채유 시멘트 화학 의약품 비료 플라스틱 고무 가죽 펄프 요업유리 보석 구리 축전지 나무등가구 등 15개 공산품 부문부터 관세를 내리기로 했었다.
그러나 아세안은 관세인하조치로 해당 자국산업에 심각한 타격을 미치는 품목에 대해서는 적용대상에서 한시적 예외를 인정해주기로 했다.
아세안은 회원국간의 경제환경 차이와 준비 미비로 아직 적용 대상품목을 결정하지 못한 상태인데 오는 12월11일과 12일 이틀동안 자카르타에서 열릴 아세안 협의회를 통해 적용품목 리스트를 확정할 계획이다.
15개 공산품 부문에 포함된 제품중 내년부터 관세인하가 적용될 품목은 대체로 4천개에 이르며 이는 전체품목의 3분의 2에 해당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즉 전체품목중 각국이 적용을 유보해줄 것을 요청하고 있는 품목이 전체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는데 필리핀은 회원국중 취약한 산업인 섬유제품을,인도네시아는 약품 및 플라스틱,말레이시아는 요업 및 유리부문의 일부품목에 대해 관세인하 대상에서 제외시키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진전에도 불구하고 아세안이 예정대로 내년 1월 AFTA 창설을 위한 관세율 삭감조치를 시행에 옮길 수 있을지는 아직 장담하기 어렵다.
아직 적용품목마저 확정하지 못해 준비기간이 필요한데다 회원국중 상대적으로 취약한 경제구조를 가진 태국이 자국의 정치적 불안정 때문에 1단계 조치에 동참할지가 아직도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태국의 새 민주정권은 산업구조가 전반적으로 취약해 AFTA가 실행에 옮겨질 경우 심각한 타격을 받게 될 것을 우려하는 기업인들의 강력한 반발과 로비에 직면해 있다.
그러나 이번 회의에 뒤늦게 참가한 태국의 수파차이 판니취파크디 부총리는 『태국정부는 15개부문의 관세인하계획에 동참할 것』이라고 밝혀 AFTA의 좌초위기는 일단 큰 고비를 넘겼다.
이번 회의에서 나타난 흐름으로는 가트(관세무역일반협정)의 우루과이라운드 협상실패와 NAFTA 발족에 대한 경계와 우려,아세안의 블록화에 대비한 일본의 발빠른 움직임 등이 두드러졌다.
아세안은 일본과 연례적으로 확대 경제장관 회담을 갖자는 필리핀의 제의를 받아들여 24일 일본의 와타나베 고조 통산장관과 NAFTA가 이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관해 논의했다. AFTA 창설에 대한 일본의 신속한 대응책이 돋보인다. 우리나라도 AFTA 실시에 대한 대책이 시급히 강구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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