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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일 무관심/이상호 동경특파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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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일 무관심/이상호 동경특파원(기자의 눈)

입력
1992.10.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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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태우대통령의 방일계획에 대한 일본내 반응은 한마디로 「무표정」이다.이번 방일이 공식 방문이 아닌 실무방문이라고는 하지만 처음부터 모양새가 전혀 갖추어지지 않았다. 일본정부의 공식발표도 없었다.

방일이 알려진 지난 22일 일본의 석간신문들은 서울발로 덤덤하게 보도했고 그 끝머리에 관방장관이 정례 기자회견을 통해 밝힌 확인기사를 덧붙였을 뿐이다. 한 신문은 당일치기 방문이 극히 이례적이라고 평했지만 한일 두나라간의 관계를 생각해 볼때 일본정부측의 이같은 태도도 극히 이례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날 중앙 6개지중 동경신문만이 유일하게 해설을 썼다 이 신문은 노 대통령의 돌연한 방일이 중국과 러시아에 경도된 외교의 축을 되돌려 일본을 중시하는 자세를 보이는 한편 「외교의 노정권」이 최후 매듭을 지으려는데 목적이 있다고 분석했다.

마이니치신문은 23일 서울발 기사에서 노 대통령의 방일은 종군위안부 문제 등으로 약화된 양국관계의 회복을 목적으로 한 「남방외교」의 착수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한반도문제에 관심을 갖고 가끔식 물어오는 일본인들도 마찬가지다. 그들의 주된 흥미거리는 연말의 대통령선거다. 한마디로 이번 방일은 전혀 화제가 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는 몇가지 이유를 꼽아볼 수 있다.

우선 사상 최초의 일왕 방중이 있고,또 하나는 사가와규빈(좌천급변) 사건으로 인한 집권 자민당내의 파벌다툼이다. 여기에 최근의 경기부진도 한몫을 거들고 있다. 일본사람들의 관심은 모두 여기에 모아지고 있다는 느낌이다.

하지만 일본측의 이같은 덤덤한 반응에는 무역불균형이나 종군위안부 문제 등 우리측이 현안으로 강조하는 사항에 대한 일본사회의 전반적인 대응태도가 그대로 투영돼 있는 것처럼 보인다.

무역불균형과 기술이전 문제 등은 일본측 문제가 아니고 한국측에 더 많은 원인이 있다는 것이고 종군위안부 문제도 현재 최선을 다해 해결방안을 찾고 있으니 쓸데없는 간섭은 말아달라는 분위기다. 관방장관도 노 대통령의 방일에 『특별한 주제는 없다』고 못박을 정도다.

일본정부는 결국 『만나자니까 가볍게 만나 주는 것 뿐』이라는 태도를 감추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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