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방외교 치중따라 소원해진 관계 복원다음달 8일께로 예정된 노태우대통령의 방일과 한일 정상회담에서는 양국간 뚜렷한 현안보다는 주로 동북아정세에 관한 양국 정상의 의견교환 및 인식의 조율문제가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외무부 당국자는 이와관련,『노태우대통령의 이번 방문은 양국간 현안 논의보다는 최근 한중수교,미 대통령선거,11월중순으로 예정된 옐친 대통령의 방한 등과 관련해 동북아지역의 주요정세에 관해 양국 정상간 기탄없는 의견교환이 주목적』이라고 밝혔다.
다시 말해 최근 일련의 국제정세 변화와 관련해 양국간 긴밀한 의견교환이 필요하다는데 양국이 공감하고 있으며 긴밀한 한일관계를 과시할 필요성에 따라 이번 양국 정상회담이 추진됐다는 설명이다.
사실 한중수교 및 한·러시아 관계강화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한일관계가 다소 소원해지면서 양국간에 미묘한 긴장이 형성됐다고 할 수 있다. 한중수교를 계기로 한국과 중국은 일본의 패권주의를 경계하기 위해 서로 협력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고 이에 대해 일본이 의구심을 가졌던 것이 사실.
또 북방도서 수역의 어로문제와 옐친 대통령의 방일 취소 및 한국 단독방문 결정 등을 둘러싸고 양국간에 미묘한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우리 정부는 이와같이 본의아니게 한일 양국간에 형성된 불편한 관계를 하루빨리 해소하는 것이 장기적 관점에서 국익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인듯하다. 우리의 외교정책의 근간은 어디까지나 한미,한일관계라는 외무부 당국자의 언급에서도 이를 감지할 수 있다.
따라서 양국정상은 이번 회담에서 이러한 감정을 해소하기 위해 많은 의견을 교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노 대통령은 한중수교 및 한중 정상회담 결과를 자세히 설명하고 이러한 한국의 북방외교가 동북아 평화정착 및 한반도 통일기반 조성에 주목적이 있으며 한일관계 강화에도 도움이 된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노 대통령은 이와함께 옐친 대통령의 방한일정에 대해서도 설명하고 특히 북방도서 문제가 일·러간 평화적인 방법에 의해 해결되기를 바란다는 희망을 피력하리라는 예측이다.
이에 대해 미야자와 총리는 아키히토 국왕의 중국방문 결과와 북방영토 문제해결을 위한 일·러간 협상결과를 설명하고 동북아지역 안정과 번영을 위해 한일 양국의 긴밀한 협력을 강조할 것이 예상되고 있다.
양국 정상은 또 미국의 민주당 정권의 출현을 앞두고 미국의 대동북아정책 변화에 대해 의견을 교환,이에 대한 공동대응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그동안 양국이 긴밀히 협의해왔던 북한의 핵무기개발 저지를 위한 양국간의 협력도 재확인될 것이다.
동북아 평화정착 문제와 관련,노 대통령이 제기한 이 지역국가간 안보대화 문제와 미야자와 수상의 안보협력기구 창설제안도 주요 협의대상이다.
노 대통령은 이같은 동북아정세외에도 지난 1월 미야자와 총리 방한때 논의됐던 정신대 문제해결과 한일 무역불균형 시정을 위한 일본측의 성의있는 노력을 다시 강조해둘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노 대통령의 갑작스런 방일 추진을 두고 우리의 북방외교 추진성과에 대해 일본측이 느끼는 긴장을 대일 외교협상력으로 활용하지 못하고 일본의 반응에 지나치게 민감한 대응을 한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더욱이 이번 방일이 주말을 택해 당일로 다녀오는 실무방문이므로 청와대측 설명에도 불구하고 이달말부터 개회되는 일본국회 참석으로 미야자와 총리가 주말밖에 시간을 낼 수 없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 대목 역시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이계성기자>이계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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