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예금서 뭉칫돈 속속 유입/무역수지 호전·정국안정도 호재금리 대하락의 여파로 뭉칫돈이 은행 단자 등 예금기관에서 빠져나가 증시쪽으로 유입되기 시작하면서 90년이후 3년동안 꿈쩍않던 시중자금이 대이동을 시작했다. 증시는 80년초 이래의 장기침체에서 벗어나 대세 상승국면에 진입하는 듯한 조짐을 보이기 시작한 반면 은행 등 금융기관들은 예금이탈 방지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시중자금은 80년대 중반에서 시작,후반에 정점을 이룬 증권·부동산 경기가 수그러들기 시작한 90년대 초부터 은행신탁 등의 고수익 예금에 몰렸다가 최근 서서히 빠져나가면서 대이동을 시작하고 있다. 금융시장이 3년만에 대변화를 맞고 있는 것이다. 지난 상반기중 3조원 이상이 늘었던 은행신탁은 하반기들어 증가율이 대폭 둔화된데 이어 10월들어서는 절대액 자체가 감소하는 은행도 생기고 있다. 중개어움 등 단기고수익 상품으로 수천억원을 흡입했던 단자사들도 예금이 빠젼나가기는 마찬가지다. 반면 증권사의 고객예탁금은 19일부터 증가하기 시작해 연 4일간 5백10억원이 늘면서 1조4천억원대를 기록,8월초보다 3천억원 가까이 증가했다. 매년 1조원씩 줄기만 하던 투신사의 주식형 수익증권도 10월들어 처음으로 증가세로 돌아섰다.
이같은 자금유입에 힘입어 주가는 연 5일 급등,종합지수 5백10선에서 5백60선으로 50포인트 정도 올랐다. 거래도 올해 평균보다 연일 2배이상 되는 활황조짐을 보이고 있다.
시중자금의 증시 대이동은 통화과잉속의 저금리 때문. 정부는 당초 예상보다 물가와 GNP(국민총생산) 성장률이 안정된 추세를 보이고 있는데도 기존의 총통화증가율 18.5%선을 그대로 유지,통화여력이 생긴데다 기업들도 투자를 기피,일시적으로 돈이 남아도는 이변이 생기고 있는 것이다. 금융계는 대략 4조∼5조원의 쓸데없는 돈이 시중에 떠돌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덕분에 지난 연말 연 18%대이던 신탁 수익률은 14%선으로,단자 중개어음 19%에서 15%로 급락했다. 따라서 개인은 물론 우선 자금여력이 풍부한 금융기관과 대기업이 은행예금 외에 다른 투자처를 찾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또 시중자금흐름의 장기적인 순환 주기상으로도 뭉칫돈이 움직일 때가 됐다는 의견도 있다. 중앙투금 조익철과장은 시중자금은 크게 예금,증권,부동산을 옮겨다니는데 80년대 중반부터 증권에 몰리던 돈은 80년대 후반 부동산으로,90년들어서는 은행신탁 등 예금으로 각각 이동한뒤 최근부터는 다시 증시쪽으로 움직일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증시가 꿈틀거릴 수 밖에 없는 요인으론 8월이후 연 3개월째 흑자를 내고 있는 무역수지,대선정국 안정,심상치 않은 외국인들의 주식매입급증 등이 꼽히고 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저금리,무역수지 흑자지연,물가 및 정국안정 등의 현재 상황이 85년말 86년초와 흡사하다고 밝히고 80년대 전반내내 침체를 보이던 증시가 그때부터 움직인 것을 상기시켰다.<이백규기자>이백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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