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민주·국민 대선 다가오자 “불화”/사상문제·금권선거 공방…공조균열
알림

민주·국민 대선 다가오자 “불화”/사상문제·금권선거 공방…공조균열

입력
1992.10.22 00:00
0 0

◎여야 퇴색·득표염두 상대방 「아픈 곳」 찔러/“민자 어부지리” 지적속 자제·증폭 입장차여야의 대칭적 정국구도 속에서 야 공조를 유지해 오던 민주·국민당의 관계가 뚜렷한 균열조짐을 보이고 있다. 국민당은 간첩단 사건에 민주당 김대중대표의 비서가 연루돼 구속된 것을 계기로 민주당의 아킬레스건인 사상문제를 계속 건드리고 있고 민주당은 국민당이 현대조직을 앞세워 금권선거에 앞장서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양당의 이같은 불화는 「9·18선언」으로 여야가 없어졌다는 주변상황외에도 대선전의 득표가능성을 염두에둔 정치공세의 성격이 강하다.

그러나 양당의 지나친 공방은 민자당의 김영삼총재 진영에 어부지리를 안겨줄 것이라는 지적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고 문제의 발단이 본질적인 문제에서 비롯되지 않았다는 견해도 있어 감정의 골이 깊어질지 여부는 좀더 지켜봐야 할것 같다.

○…민주당은 국민당이 간첩단 사건을 침소봉대해 선제공격을 해왔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리고 초반에는 국민당이 민주당과의 차별화를 시도하고 반공 성향이 강한 이북표를 의식해서 하는 정치행위로 치부해 정면 대응을 삼간다는 방침이었다. 그러나 국민당이 공세의 수위를 높이고 이같은 공세가 민주당 취약지역에서의 부동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고 판단하자 대응을 강구하기에 이르렀다.

특히 김대중대표의 지난 18일 울산방문때 국민당이 호텔 등을 독점해 노동자 대표와의 간담회 장소를 구하기 어려웠다는 현지 보고가 있었다. 여기에다가 국민당이 현대조직을 앞세워 울산과 서산 등지에서 집단 선심공세를 펴고 있다는 제보가 잇따르기도 했다. 민주당은 이를 곧바로 금권선거에 연결시키기에 이르렀다.

이에앞서 민주당은 『정주영대표가 북한을 방문했을때 북한을 찬양하는듯한 발언을 했는데 그 내용을 공개할 수도 있다』고 제동을 시도하기도 했다.

그러나 사상문제로 맞대응을 했다가는 득보다 실이 많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에 금권선거로 이슈를 돌리려는게 민주당의 전략인 것 같다. 민주당은 1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당의 현대 계열사 산업시찰과 서산 농장방문을 선심공세라고 규정한뒤 전국 지구당에 금권선거 운동 사례를 수집하라고 지시했다.

이와함께 민주당내에서는 정 대표가 간첩단 사건문제를 계속 물고 늘어질 경우 정 대표의 또다른 아픈 곳을 건드려야 한다는 강경론까지 나오기 시작했다. 즉 정 대표가 민주화 투쟁의 뒷전에서 권력과 유착해 부를 축적했다는 점 등을 부각시키고 더 나아가 개인 주변문제까지를 공격자료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민자당의 주조는 아직까지 감정대응을 해서는 안된다는 쪽임이 분명하다. 한 당직자는 『민주당의 국민당에 대한 입장은 국민당이 자제해주기를 바라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민주당의 대국민당 공세는 확산을 막기위한 예방조치의 성격이 강하다는 얘기이다.

○…국민당은 간첩단사건이 처음 발표됐을 당시 『안기부는 이번 사건을 가감없이 공개해야 한다』면서 민주당을 겨냥하는듯한 반응을 보였다. 국민당이 민주당이라고 명시적으로 지적하지는 않았지만 당시 정가주변에는 국회의원을 비롯한 정치권 인사들이 이 사건에 연루됐다는 소문이 공공연히 나돌고 있었다.

국민당은 이어 민자당이 김 민주대표 비서의 연루사실을 들어 김 대표의 국방위원 사퇴를 촉구했을때 『서독의 브란트 총리는 비서가 간첩이었음이 드러나자 스스로 사임했다』며 이에 동조했다.

또한 정주영대표는 지난 15일 국회연설에서 『간첩단사건에 일부 정치인과 관련된 많은 단서와 첩보가 있다는데 그것이 사실이라면 중대한 사건』이라며 『정부는 진상을 철저히 규명하고 이를 모두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당은 정 대표 국회연설 다음날 간첩단 사건규명에 당력을 집중한다는 방침을 정하기도 했다.

국민당은 21일의 당직자 회의서도 『국회 국방위에서 당소속 의원들이 간첩단 사건을 보다 심도있게 따져달라』고 주문해 민주당의 신경을 계속 자극했다.

이에앞서 국민당은 민주당이 지난 19일 「금권선거」라는 무기로 반격해오자 즉시 『우리당은 돈을 받고 공천을 한 적이 없다』며 재반격을 시도했다.

국민당이 이처럼 한동안 뜸했던 민주당에 대한 공세를 다시 시작하는 것은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과 일정한 거리를 유지해야할 필요성을 느끼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즉 대선이 다가옴에 따라 민주당을 조만간 경쟁관계에 놓이게 될 「가상적」으로 간주하는 셈이다.

야권공조가 주요 고리였던 단체장 선거문제가 사실상 풀리고 「9·18선언」으로 여야 개념이 퇴색함에 따라 이같은 「결별의식」은 더욱 증폭될 가능성이 크다.

이와관련,정 대표는 21일 『이제 여야개념이 없어졌기 때문에 야권공조라는 표현은 적절치 않다』면서 『민주당과의 기존 공조관계에도 약간은 변화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김광덕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