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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배들 「마피아」 흉내내기/유령사 설립 보험금 사취 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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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배들 「마피아」 흉내내기/유령사 설립 보험금 사취 방화

입력
1992.10.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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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와 전쟁」 이후 기생처 상실/“합법적 자금확보” 새수법 동원21일 검찰에 적발된 유령회사설립 사기 및 보험금 사취목적 방화사건은 국내 조직폭력배들의 범죄영역이 청부폭력·공갈 등 전통적인 양상에서 벗어나 마피아식 범죄의 모방형태로 나가고 있음을 알게 해준다.

이번 수사결과 미국의 마피아들이 1920년대 금주법시대에 밀조주거래 마약·매춘 등과 함께 세력확장을 위한 자금마련의 합법적 방법으로 동원했던 「보험금편취 목적방화」 수법을 국내 폭력배들이 답습하고 있음이 밝혀진 것이다.

특히 이번 사건은 90년 범죄와의 전쟁 선포이후 기존의 범죄기생처를 상실한 조직폭력배들이 새로운 자금확보 방법으로 지능적이고 합법적인 범죄수법을 동원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폭력배 단속방법의 전환이 필요해지고 있다.

범죄와의 전쟁이후 조직폭력계의 양상은 유흥업소 주변의 폭력행사 및 자금갈취,관할권을 둘러싼 주먹다툼 등 수사당국에 노출되기 쉬운 전통적 방법에서 탈피,유흥업소 직접 경영과 야쿠자 등 해외 폭력세력으로부터의 자금유입 등 합법적 방법으로 세력을 유지하려는 경향으로 변화해왔다.

특히 당국의 유흥업소 영업시간 제한조치이후 조직폭력배들이 경영난에 빠진 자기경영 유흥업소를 화재보험에 가입,1∼2차례 보험료 납입후 불을 질러 거액의 보험금을 챙긴다는 정보가 여러차례 수사당국에 입수됐으나 뚜렷한 증거가 없어 적발되지 않았었다.

이번 목포파의 경우만해도 검찰에 의해 부두목으로 지명된 유희호씨가 경영하거나 영업사장인 업소 3곳에서 89년 5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잇달아 화재가 발생,보험금 3억원을 지급받은 사실이 있어 경찰이 방화혐의를 두고 수사했으나 모두 화인불명으로 판정되는 등 뚜렷한 확증을 잡지 못했었다.

그러나 검찰수사에서 유씨 소유의 볼보재즈클럽 화재가 보험금을 노린 방화였음이 방화모의 과정에 참여한 조직원들의 자백과 방증을 통해 확인되기에 이르렀다.

유씨 일당은 우선 유창해양개발이라는 유령회사를 설립,「바지사장」의 이름으로 은행과 당좌거래를 개설한뒤 부실수표와 어음을 남발하면서 서울 강남구 삼성동 스타디움호텔을 뺏다시피 보증금 4억원,월 4천만원에 임차해 경영해왔다.

그러나 이들은 어음·수표의 연쇄부도와 호텔 경영난으로 자금압박을 받게 되자 호텔지하 극장식 스탠드바인 볼보재즈클럽에 불을 질러 보험금을 타 나누기로 하고 지난 4월 방화실행 한달전에 보험모집인 허숙씨(51·여·구속)를 통해 7억원 상당의 보험에 가입한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유씨 등은 1회 보험료 4백70만원을 부실어음으로 지급했다 방화이틀전 결제,보험금 청구에 대비해 호텔전체에 불이 번지는 것을 막기위해 비오는 날을 방화일로 택했으며 시너로 방화,단시간 전소를 노린뒤 방화후 바로 소방서에 연락하는 등 치밀한 계획을 세워 실행했다.

이번 수사로 드러난 문제점은 화인수사와 전문성 결여와 화재 손해사정의 공정성 확보방안.

사건을 수사한 서울지검 홍준표검사는 『범죄와의 전쟁선포후 유흥업소 화재사건이 이전에 비해 2.5배나 증가한 점으로 미루어 폭력배들의 다른 방화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다』며 『그러나 선진국과 같은 보험수사관 제도가 없어 대부분의 화재가 원인 불명으로 판정되고 있다』고 말했다.<김승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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