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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렌지족 책임/이동국 사회부기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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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렌지족 책임/이동국 사회부기자(기자의 눈)

입력
1992.10.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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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부유층 자녀들의 도를 넘는 과소비 행태와 왜곡된 문화현장을 진단한 「오렌지족의 세계」가 지난 18일자부터 연재된이후 한국일보 편집국에는 독자들의 한탄·분노·항의 전화가 잇따랐다.『새파랗게 젊은애들의 하루 술값이샐러리맨 한달 용돈과 맞먹는다니 맥빠져 일 못하겠다』는 독자로부터 『모방심리가 큰 청소년들이 보고 배울까 두렵다』는 기성세대에 이르기까지 하고 싶은 말은 다양했다.

『압구정동에 젊은이들이 몰리는 것을 마치 동네 전체가 과소비와 향략의 온상인양 보도할 수 있느냐』고 항의하는 압구정동의 중년부인들도 있었다.

독자들은 한결같이 일부 부유층 자녀들의 향략과 과소비 행태에 심한 당혹감을 토로하면서 대다수의 건전한 젊은이들에게까지 이들의 왜곡된 문화가 파급될까 우려된다며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상업문화의 쾌락에 탐닉하는 「천민자본주의의 2세들」을가리키는 「치들」 「프린스」 「오렌지」라는 통칭중 압구정동 젊은이들의 감각적이고 표피적인 속성을 가장 잘 드러내주는 것은 오렌지족이라는 말이다.

지금 서울에서는 88올림픽이후 압구정동 유흥가에 몰려드는 고급승용차,첨단패션,세련된 용모,넉넉한 주머니로 쾌락에 탐닉하는 70년전후 출생한 일부 부유층 자녀들을 가리키는 용어가 됐다.

분별없는 과소비와 항략 지상주의 생활 방식은 좁게는 그들의 굴절된 의식구조 때문이지만 이를 방관하는(모른다는 표현이 더욱 적절할 수 있다) 부모들을 포함한 기성세대의 책임이 더 크다.

「돈이면 다 된다」는 식의 황금만능주의,부동산 졸부 등 유한계층의 과소비,선정적인 광고 퇴폐문화를 조장하는 천박한 상업주의 등 부정적 요소들이 이들의 감각주의적 행태를 확대 재생산해 온것을 부인할 수 없다.

최근엔 지방번호판을 단 승용차들도 압구정동 카페골목에 몰려들고 이들의 기행이 호기심 많은 청소년에게 공간과 계층을 초월해 급속히 퍼져가고 있다. 모방을 하기 위해 유흥비 마련의 범죄행위도 서슴지 않고 있다.

이제는 그들을 무관심 속에 타기의 대상으로 방치해둘 것이 아니라 제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민족적 장래를 걱정하는 진지한 노력이 모아져야 한다.

지역주민,시민단체,학부모,언론 등이 뜻을 모으는 캠페인이 절실한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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