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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국익 초당주의/이재승 논설위원(메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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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국익 초당주의/이재승 논설위원(메아리)

입력
1992.10.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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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1월3일의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빌 클린턴 민주당 후보의 당선이 확실한 것 같다. 이변이 없는 한 역전은 불가능하다. 20일 대통령 후보들의 마지막 TV토론이 끝난직후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클린턴 후보가 공화당 후보인 부시대통령보다 12내지 18%의우세를 견지,우위의 부동성을 과시했다. ABC TV방송의 여론조사에서는 부시 대통령은 클린턴 후보(39%)는 커녕 무소속의 페로후보(25%)에게도 뒤처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여론조사는 응답자들이 정직하게 답변,한국의 여론조사와 근본적으로 달라 사실과 거의 같다. 미국의 기수교체가 분명해짐에 따라 세계는 이제 빌 클린턴 후보는 어떤 인물이며 그의 철학·비전·정책은 어떤 것인가에 대해 탐색을 새롭게 하게된다.미국과 전통적으로 특수관계에 있는 한국으로서도 안테나를 높이지 않을 수 없다. 주무부처인 외무부는 사뭇 주의를 하는 것 같다. 또한 상대가 민주당이기 때문에 긴장하고 불안해하고 있는 것 같다. 클린턴 후보가 예상대로 당선되면 민주당은 레이건 8년,부시 4년 등 공화당의 연속 12년 집권만에 백악관을 차지하는 것이다.

사실 70년대 후반의 카터집권 4년을 제외하면 민주당은 20여년만에 집권하는 것이 된다. 새로 탄생할 민주당 정권에 대해 생소한 감을 갖게될 것은 이해할만하다.

특히 역대 한국 정부들은 공화당에 대해 적극적으로 접근해왔고 민주당에 대해서는 「의원외교」를 통해서 상하양원의 민주당 지도급 의원들과 면식을 갖고 있는 정도다.

일방적으로 공화당측으로 기울어져왔다 하겠다. 공화당의 집권이 장기화 된것이 주요인이기도 하겠으나 민주당이 민주화·인권문제 등을 쟁점화 3·5공의 권위주의적 군부정권에 대해 보다 비판적이었던 것에도 사유가 있다. 외무부는 국회 국정감사와 관련,국회에 제출한 「클린턴 후보 당선시 미국의 대한 정책변화 방향」이라는 의원질문 답변서에서 『민주당이 집권해도 주한미군의 계속 주둔정책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나 주한미군의 감축이 확대되고 한국이 방위의 주도적 역할을 맡게되는 한미안보 협력체제의 조정작업이 촉진될 것이다』고 전망했다.

또한 우리의 관심이 깊은 쌀 등 시장개방 문제에서 미국측이 강경해질 것으로 우려했다. 뿐만아니라 우루과이라운드(UR)협상에도 강력한 입장을 취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마디로 클린턴 민주당 행정부가 부시 공화당 행정부보다 더 어렵고,더 타선적인 정권이 되리라는 것이다.

민주당의 정강기조나 민주당 의원들의 정책성향으로 봐 예상해볼 수 있는 합리적인 예측들이다. 그러나 우리가 분명히 인식해야 하는 것은 미국 국익 우선주의에는 공화·민주당의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또한 안보정책이든 통상정책이든 한국에 대해서만 개별적인 차별정책을 쓰지않는다는 것이다. 세계적인 전략이나 정책의 일환으로 대한정책이 추진된다는 것이다. 미국의 누가 또한 어느당이 집권하든 대한정책의 기조가 하루아침에 바뀌어질 수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지금 이 시점에서 『클린턴 행정부의 대한정책 예상』 운운하며 공론을 떠들 필요가 없는 것 같다. 민주당 정권의 출현가능성에 불안해 하거나 당황할 필요가 없다.부시 행정부 아래에서도 민주당의 주요 핵심의원들은 한국 등 세계적인 안보 및 통상정책에 참여해온 것이다. 그러나 클린턴 당선 예상자가「미지의 인물」이므로 집중적으로 연구를 하고 관계개선을 위한 대비는 해야겠다. 클린턴 후보의철학·비전·정책이 레이거노믹스(레이건의 공급사이드 경제학)처럼 선명하지 않다.

클린턴 후보는 전통적으로 공화당이 추구하는 민간주도 투자와 민주당이 채택해온 정부의 적극 참여를 혼합하는 제3의 방법으로 미국 경제의 진로를 타개한다는 것이다. 아직은 설익은 것이다.

새로운 미국 대통령의 과제는 대외적으로는 냉전체제 이후의 새로운 세계질서 확립이요 대내적으로 이에 필요한 이념과 정책에 대한 콘센서스 형성이다. 클린턴 후보에게서 아직은 이에대해 시사하는 바를 찾기가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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