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무조건 열악 처우는 제자리”/퇴직도 잇달아 인력배치 곤욕경찰관들 사이에도 힘들고 위험한 보직을 꺼리는 소위 3D 기피현상이 일고 있다.
수사·방범·경호·경비 등 범죄·시위에 직접 대처해야하는 현장근무부서는 지원자가 거의 없는데다 현재 근무자들도 대부분 보직변경을 원하고 있는 방면 비교적 근무시간이 일정하고 업무부담이 적은 일선파출소나 정보·보안 등의 부서에 희망자가 몰려 치열한 경쟁이 빚어지고 있다.
특히 민생치안의 핵심부서인 일선경찰서 형사과의 기피현상이 가장 두드러져 사기저하 등 심각한 부작용까지 나타나고 있다.
지난봄 서울 관악경찰서에서 파출소 근무자를 형사과로 전보시키려하자 해당자가 『차라리 그만두겠다』고 반발,간부들이 직접 나서 『순환보직이니 잠시만 참고 근무해달라』고 통사정해 간신히 설득시키기도 했다.
이같은 현상은 민생치안 수요가 날로 급증하고 있는데도 관련부서에 대한 인력보강이나 처우개선 등이 이뤄지지 않아 근무조건이 길수록 악화되는데다 위험부담이 크면서도 상대적으로 승진·포상의 기회도 적기때문이다.
서울 모경찰서 형사계 김모경장(31)은 『형사과 직원들은 극심한 격무에 시달릴뿐 아니라 사건처리와 관련한 진정 등으로 걸핏하면 감찰조사대상이 돼 치명적인 불이익을 당하는 경우가 많아 대부분이 어떻게든 타부서로 빠져나가려 한다』고 말했다.
서울 D경찰서의 경우 지난 1∼9월에 전입된 직원 1백45명중 1백25명이 파출소 근무를 희망,인력을 배치하는데 큰 곤혹을 치르기도 했다.
이에따라 편한 부서로 이동되지 않으면 아예 퇴직을 하는 경우가 최근들어 급증하고 있는데 이들 퇴직자의 대부분이 민생치안부서 근무자들이다.
서울시내 30개 경찰서중 선호도가 높은 서초경찰서의 경우도 형사 6개반·강력 3개반으로 편성된 형사계 직원들이 속속 퇴직하는 바람에 형사 1개반을 해체할 것을 고려하고 있다.
서울 방배경찰서에서도 지난해 11월이후 11명이 전직했으며 J경찰서의 경우는 올들어 순경으로 신규임용된지 1∼2개월만에 퇴직한 경찰관도 8명이나 된다.
서울 B경찰서에서 8년간 근무하던 이모순경(33)은 지난 2월 격무와 박봉을 견디다 못해 퇴직하고 개인택시운전사로 전업했다.
서울 마포경찰서 천진우 경무과장(57)은 『경찰관의 3D 기피현상을 막기위해서는 ▲수사활동 비현실화 ▲위험수당 신설 등 처우개선과 ▲인원보충 ▲근무시간 단축 등의 근무여건 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남대희기자>남대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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