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해결 분쟁서 한쪽 편만 든다” 지적에/노벨상 사무국 “미래발전 더 중요” 반론【오슬로 로이터=연합】 올해 노벨평화상이 과테말라의 인디언 출신 여류 민권운동가 리고베르타 멘추씨에게 돌아감에 따라 수상자를 선정하는 노벨위원회가 미해결 분쟁에서 한쪽편을 든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노벨위원회는 16일 콜럼버스의 아메리카 대륙 발견 5백주년인 올해의 수상자로 멘추씨를 발표하면서 이를 통해 과테말라와 전세계 인권보호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노벨평화상은 1901년 창설된 이래 대체로 완결된 업적에 대한 격려의 성격이 짙었다. 그러나 최근들어 이 상은 정치가,또는 사회운동가의 「미완의 업적」에 돌아가는 경향이 있다.
실제로 지난해 노벨평화상은 미얀마의 군부통치에 저항하며 민주주의를 위해 싸운 공로로 야당 지도자인 아웅상 수지 여사가 수상함으로써 노벨상은 그녀의 정당성을 홍보한 셈이 됐다.
또 89년 평화상은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에게 주어져 전세계가 티베트 독립운동에 관심을 갖도록 하는 바람에 중국의 격분을 불러 일으켰다.
87년에는 코스타리카의 오스카 아리아스 대통령이 수상자로 결정됐는데 이 역시 중남미 평화를 위해서는 니카라과의 우익반군을 지원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믿어온 미국의 입장을 곤혹스럽게 만들었다.
그러나 과거 노벨평화상은 이런 경향과 달리 분쟁의 양쪽 당사자 모두에게 주어졌었다.
예를 들어 78년 평화상은 안와르 사다트 이집트 대통령과 메나헴 베긴 이스라엘 총리가 공동 수상했으며 73년에는 베트남 전쟁을 끝낸 파리 평화협상의 주역인 당시 헨리 키신저 미 국무장관과 월맹 지도자 레 둑 토에게 돌아갔다.
노벨상 사무국의 게이르룬데슈타드 국장은 이런 경향에 대해 『과거의 업적을 인정하는 것은 이 상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전제하고 『그러나 이 상이 미래의 발전에 영향을 준다면 더욱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의 경향을 특별히 새로운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75년에는 구 소련의 반체제 과학자 안드레이 사하로프 박사(작고)에게,그리고 83년에는 당시 폴란드 반체제 인사로 현재는 대통령인 레흐 바웬사에게 돌아간 사실을 예로 든뒤 수상자 결정에 어떠한 틀은 없다고 밝혔다.
노벨위원회의 프란시스 세예르스테드 위원장도 올해 수상자 역시 논란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지만 『이 상이 과테말라와 전세계의 인권보호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기를 바란다』는 점을 강조했다.
노르웨이 최대 일간지 「베르덴스 강」의 스베인로네 외신부장은 『최근들어 위원회가 미해결 분쟁에서 보다 적극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논평했다.
그는 노벨평화상에 정치가 강조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 71년 빌리 브란트 서독 총리(작고)가 수상자로 결정됨으로써 찬반논쟁이 끊이지 않던 그의 동방정책의 정당성을 보증한 이후부터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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