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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식카드」로 신당바람에 역공/민자 선대기구 발족 안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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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식카드」로 신당바람에 역공/민자 선대기구 발족 안팎

입력
1992.10.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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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역할보다 대내외적 이미지 중시/구심점 잃은 민정계 동요 최소화 포석이른바 「노심」과 「박심」의 향배를 둘러싼 당안팎의 회오리에 뒤뚱거리던 민자당이 정원식 전 총리를 영입,정 위원장 체제 선대기구를 출범시켰다. 정 위원장 카드는 잇단 탈당파장에 고심하던 김영삼총재가 자신의 의원직 사퇴에 이어 제시한 신당 바람차단용 역공세의 성격이 짙다. 정 전 총리가 정당체질에 낯설긴 하나 노태우대통령과 박태준 전 최고위원이 당을 떠난 상황을 의식,선대위원장의 기능적인 역할보다 대내외용 「얼굴」을 중시했다는 얘기이다. 요컨대 정 전 총리가 누구보다 「노심」과 같은 맥락위에 있었던만큼 그의 영입을 통해 구심점을 잃은 민정계의 동요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고 봤던 것 같다. 김 총재가 본인의 고사에도 불구,거의 1주일에 걸쳐 정 전 총리를 「공략」 했던 것은 이런 해석을 뒷받침한다.

일각에서는 김 총재가 중립내각 구성과 관련,정 전 총리 경질을 시사했던 「악연」을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김 총재는 16일밤 기자들과 만나 정 전 총리와의 인연을 얘기하며 그의 품성을 높이 평가해 정 전 총리의 경질요구가 전체적인 중립내각의 「모양」을 감안한 것에 따른 것일뿐 「사적」인 의도가 전혀 개입돼 있지 않음을 극구 강조했다. 실제 김 총재는 정 전 총리가 평양고위급회담을 끝내고 돌아온후 수차례의 접촉을 갖고 이같은 자신의 생각을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정 전 총리도 사감이나 오해를 충분히 풀었다는 후문이다.

어쨌든 문교부장관과 총리를 거치면서 행정관리 능력을 보여줬던 정 전 총리가 특정정당의 선대위원장으로서 어떤 능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는 큰 관심이다. 하지만 최소한 정 전 총리는 김 총재가 결여하고 있는 「여권 지식」을 메워줄 수 있는 카드가 되리라는 기대는 많다.

이와함께 상임부위원장으로 김윤환 이춘구 이한동의원을 임명한 것도 정 위원장 체제의 선대기구 구성의미를 분명히 한 것으로 보인다. 바꿔말해 최형우의원 등 민주계를 일체 배제한 점에서 보듯 우선적으로 민정계의 「효율」과 「결속」을 중시한 포석이라는 분석이다.

이와관련,김 총재의 한 측근은 『이번 선대기구 인선은 민주산악회 등 김 총재 주변 사조직의 잡음을 누르면서 김종필대표와 정 전 총리를 전면에 내세워 당의 내부단합을 최우선적으로 겨냥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측근은 『정 전 총리의 영입으로 김 총재의 돌출된 언행을 의문시해온 여권 심층세력과 소위 실향민 표의 상실을 상당부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정 위원장과 3명의 상임부위원장이 실질적으로 대선을 이끄는 실세로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또 민자당은 54명의 맘모스 부위원장을 지역·직능별로 득표역할을 분담시키는 피라밋형 구조를 처음 시험 가동하는 의미도 아울러 갖게됐다. 특히 그동안 김 총재의 지도노선에 불만을 표출하다 탈당설이 나돌던 심명보 노재봉 김복동 남재두의원을 부위원장 대열에 포함시킴으로써 신당 추진세력을 위축시키는 역바람의 효과도 노렸다고 해야할 것 같다.

당초 민자당은 지역별 부위원장제를 도입,12명 안팎의 중진의원을 부위원장에 임명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왔다.

하지만 중진의원들의 경계가 모호하고 「중진대열」에서 탈락한 의원들의 반발도 만만찮을 것으로 예상되자 사실상 위원장·상임부위원장­부위원장으로 대별되는 2중구조의 선대기구를 구성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민자당의 선대기구 성격은 효율성 측면에서 적잖은 문제점을 낳을 것으로 보인다. 계선적 업무라인이 형성돼 있다고는 하나 각 직책의 권한과 책임영역이 불투명해 이를 어떻게 조화시켜 나가느냐는 것과 사조직과의 연계여부 등이 여전히 불확실하기 때문이다.<이유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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