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투자진출 함정 “수두룩”/임금수준 상승세에 사회간접 시설도 엉망/세제 구조조정 새장벽… 일 업체도 손들어북미자유무역협정의 장벽을 넘기 위해서 멕시코나 캐나다 등지로 우회 투자진출하는 것은 과연 타당하고 또 현실적으로 쉽게 가능한가.
현지에 진출중인 국내 업계 관계자들의 견해는 다소 부정적이다. 특히 멕시코의 경우 투자여건상 제약요인이 상당해 성급한 투자진출 러시는 자제해야 하며 NAFTA 진정상황을 주시하면서 보다 신중히 접근해야할 것이라고 지적한다.
흔히 알려진대로 멕시코는 임금이 싸 노동집약적 업종에선 가격경쟁력을 높이는데 도움이 될 거라는 추측도 현지 실정과 반드시 일치하지 않는다는 평가가 많다. 더구나 멕시코에는 민간기업 활동에 필수적인 도로 항만 통신 등 소위 사회간접자본 시설이 상당히 취약한 점도 충분히 고려해야 할 사항이라는 것. 멕시코가 살리나스 현 대통령 집권이후 인플레 진정성과를 거두면서 지난 90년 한해동안 세계 각국은 무려 1백억달러에 가까운 대규모 기업투자를 했다. 그러나 NAFTA 진전이 점차 가시화되기 시작한 지난해에는 외국투자 규모가 90년의 절반수준 이하로 뚝 떨어졌다. 무엇보다 각국이 NAFTA의 실질적 내용이 보다 선명하게 드러날 때까지 당분간 지켜보자는 태도로 바뀐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멕시코 일본 상공회의소 가토 사무국장은 『투자진출을 희망하는 본국 업체들에 NAFTA 실체가 확정된 뒤 5∼15년으로 예정된 관세폐지 유예기간동안 예의 주시해 신중히 결정하라고 권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토씨는 『특히 미멕시코간에 세율 구조조정이 어떻게 되느냐가 관심』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소득세율이 평균 35%,부가가치세가 10%로 비교적 세금부담이 적은 편인 멕시코에 대해 미국이 보다 높은 세율을 강요할 경우 멕시코 투자의 메리트는 그만큼 떨어지게 된다는 얘기다. 미국 노동부 자료에 따르면 멕시코 근로자의 시간당 임금은 2.03달러(91년)로 미국의 15.3달러에 비해 크게 낮을 뿐 아니라 우리나라의 절반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같은 통계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고 현지 관계자들은 말한다. 금성사 이중재지사장은 『단순기능공의 급료는 물론 낮으나 중간관리직부터는 파격적으로 임금이 올라가 오히려 한국 수준을 웃돈다』고 말했다. 미국시장에 대한 우회진출 적격지인 북부국경지대는 임금이 벌써 미국 수준에 육박하고 있다.
임금에 못지않게 기업활동에 필수적인 도로 등 사회간접자본 설비가 취약한 점도 활발한 투자진출에 큰 장애요인이 되고 있다. 국토면적이 한반도의 9배,남한의 20배나 되는 광활한 국토이고 보니 사회간접자본의 정비여부가 기업비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중요한 몫일 것은 당연하다. 이점에 대해서는 멕시코 현지 관계자들조차 간접자본이 미비한 현실을 대부분 인정하고 있다. 멕시코 정부가 금융기관 등 민간인들과 함께 외국인 투자유치를 위해 만든 투자위원회(MIB)의 엘리존도 부위원장은 『이미 항만 항공 전화사업 등의 민영화 작업이 완료됐으며 도로 철도 등도 민자 유치를 통해 확충사업을 추진,2∼3년내 전혀 새로운 국가가 될 것』이라고 자신만만이다. 그러나 이같은 장담과는 달리 멕시코에 진출한지 벌써 30여년이 지난 일본 업체들조차 몇몇 대도시 지역외에는 발을 뻗지 못하고 있는 현실은 실상을 잘 말해준다.
결국 EC 무역장벽을 돌파하기 위해 현지 진출을 시도하던 것과는 또다른 유형의 현실적 어려움이 멕시코에 도사리고 있어 상당한 사전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멕시코시티=유석기기자>멕시코시티=유석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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