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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양김」 주도권·대체세력 부각/정 대표 「새정치론」 안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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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양김」 주도권·대체세력 부각/정 대표 「새정치론」 안팎

입력
1992.10.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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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당과의 제휴 염두 “정통성 확보” 포석/“경제만은 내가 제일” 희망의 정치 강조국민당의 정주영대표는 정계입문이후 처음 행한 15일의 국회연설에서 「새정치론」과 「경제도약」이라는 두가지 소재로 민자·민주당과의 차별화를 시도했다.

정치와 경제 양면에 대한 개혁구상으로 요약되는 정 대표의 이날 연설은 반 양김 세력 및 신당추진파가 일정한 세를 형성해가고 있는 현시점에서 민자·민주를 제외한 제3세력권의 주도권을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으로 관측된다.

이날 연설에서 경제분야에 대한 언급이 주류를 이뤘음에도 불구하고 「깨끗한 정치」를 연설 맨앞에 내세운 것 등은 이같은 국민당의 입장을 반영했다고 볼 수 있다.

물론 「깨끗한 정치」를 비롯한 「새정치론」이 국민당에서 처음 등장한 것은 아니다. 이미 총선전 「경제정당」의 기치와 함께 국민당이 내세웠던 주요 구호의 하나였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국민당이 정 대표의 국회연설을 통해 이를 다시 전면에 부각시키고 나선 것은 이번 대선에서 민자·민주당을 「기성정치권」으로 몰아세우고 자신을 새로운 「대체세력」으로 인식시키겠다는 전략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동시에 신당과의 제휴 또는 경쟁을 염두에 두고 「새정치론」의 정통성을 사전에 확보해두려는 다목적 포석으로 해석된다.

정 대표는 이날 「3대 새정치론」을 펴면서 첫번째 항목에 깨끗한 정치를 내세운뒤 세번째를 실천하는 정치로 마무리 지었다. 이것 역시 기성정치권과의 차별성을 강조하기 위한 대목이라 할 수 있다.

정 대표는 연설에서 『지금까지 깨끗한 정치에 대한 약속없이 탄생했던 정당과 정권이 없었다』면서 『그러나 약속을 제대로 지킨 정권 역시 하나도 없었다』고 말해 「실천」이 깨끗한 정치의 관건임을 상기시켰다.

또한 정 대표는 『국민당은 권력주변에서 장단이나 맞추는 소모적인 정쟁을 거부하고 국민과 더불어 생산적인 정치를 행동으로 실천하겠다』고 밝힘으로써 기성정치권의 행태를 「소모적 정쟁」으로 규정짓고 국민당을 「생산적 대안」으로 부각시키려 시도했다.

이처럼 정 대표는 이날 연설에서 일관되게 양 김씨로 대표되는 민자·민주 양당을 우회공격해가며 입지를 넓히려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정 대표 연설의 주조는 역시 「새정치론」의 두번째 항목인 희망의 정치,즉 경제분야에 맞춰졌음이 틀림없다.

정 대표는 연설직후 기자들과 만나 자리에서 『오늘 연설의 주안점은 경제에 대한 자신감을 밝히는데 주어졌다』고 말했다. 『경제만큼은 틀림없이 잘 할 수 있다』는 인식을 유권자에게 심는 것이 국민당의 일차적인 대선전략이라는 뜻이다.

정 대표는 연설문의 절반이상을 경제분야에 대한 공약성 소신피력으로 채운뒤 통일 및 그 이후에 있어서도 경제력이 가장 중요한 전제임을 강조했다. 그가 늘 강조해온 바와 같이 「부국강병」이 이날 연설의 요체인 셈이다.

정 대표가 이날 밝힌 경제문제에 대한 구체적 입장은 그동안 총선 및 그 이후의 정당활동 과정에서 표명해온 내용들과 그다지 다르지 않다.

크게 보아 관중심의 경제를 민간중심으로 바꾸어야 한다는 것이다. 통화량과 금리,금융정책 등을 기업의 대외 경쟁력을 제고시키는 방향으로 바꾸어야 한다는 입장이 다시 강조됐다. 다만 정경유착 근절과 재벌의 발전적 해체에 무게가 실린 것은 대선을 앞두고 정 대표 자신에게 쏠릴 비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정 대표는 최근의 간첩단 사건과 관련,『정치인 관련 소문이 있는데 진상을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혀 다른 당에 대한 직접적인 공세도 빼놓지 않았다.<정광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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