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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진출업계가 말하는 대응방향(NAFTA 회오리: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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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진출업계가 말하는 대응방향(NAFTA 회오리:1)

입력
1992.10.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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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투자진출 실익 없다/“미에 부품공장 세워 정면승부를”/업종별 합작 연합전선 갖춰야/최근 3년 대미 수출 28억불 뒷걸음질/「일 업체와 연계체제」도 한방법우리가 국내 문제로 서로 아옹다옹하는 동안 나라밖은 하루가 무섭게 바뀌고 있다. EC(유럽공동체) 통합이 눈 앞의 현실로 닥치고 있는데 이어 이번에는 우리나라의 최대 수출시장이던 미국이 NAFTA(북미자유무역협정)를 체결,지역주의 무역장벽을 본격적으로 쌓기 시작했다. 일본·중국 등 주변국가 어디와도 선뜻 지역경제동맹을 체결키 어려운 입장인 우리나라는 이제 급변하는 세계 경제질서속에서 동북아 한쪽 끝 외톨이 신세로 전락할 위기에 몰린 셈이다. NAFTA 회오리를 극복할 최선책은 과연 무엇인가. 멕시코·캐나다 등지에 투자진출한 국내업계의 실태와 현지 관계자들의 의견을 모아 시리즈로 엮는다.<편집자주>

자동차·전자·섬유 등 우리나라 주력수출업종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의 위협 앞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되고 있다. 멕시코·캐나다 등지에 진출중인 한국 현지법인 관계자들은 『NAFTA 대응방안으로 국내 전문가들이 꼽고 있는 멕시코 우회 투자진출은 자동차·전자·섬유업종에선 당분간 사실상 불가능하거나 실익이 거의 없다』고 밝혀 충격을 주고 있다. 이들은 『아직 NAFTA 실체가 확정된 단계는 아니나 현재까지 공개된 내용과 현지 여건 등을 복합적으로 감안할 때 핵심부품공장을 곧장 미국 중서부지역에 진출시켜 정면승부를 택하거나 혹은 북미지역에 이미 대량 진출한 일본계 부품업체와 연계체제를 갖추는 방안이 최선』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 『NAFTA 무역장벽을 극복하려면 이제 국내 기업들도 종래와 같은 각개 돌파식 해외법인 경영방식을 탈피,업종별로 부품생산 투자 등을 합작 추진하는 강력한 연합전선 구축이 절실한 실정』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같은 지적은 소위 소출다변화 전략을 내세워 동남아·북방국가 등지로 초점을 돌리고 있는 현행 국내 통상정책이 NAFTA 대응과 관련,중대한 방향 착오일지 모른다는 충고로 해석돼 주목된다. 또 역사적 갈등속에 끝없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우리나라와 일본과의 관계도 NAFTA로 가속된 세계적 지역경제주의 추세를 맞아 이제는 보다 현실적이고 냉정한 관계재정립과 새로운 협력관계 모색이 불가피해 졌음을 시사한다.

NAFTA는 탈냉전시대에 경제 해권을 겨냥한 미국이 캐나다·멕시코 등 인접국가와 무관세의 자유무역지대를 형성,역외 국가들에 구조적인 무역장애를 안기려는 노골적 지역주의 산물로 평가된다.

원산지 규정 강화를 통해 일본 등 아시아국가들의 미국시장 접근을 견제하려는 의도를 담은 NAFTA는 특히 총수출의 30% 이상을 미국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에 가장 직접적인 타격을 안길 전망이다.

우리나라 수출산업은 최근 몇년동안 급격히 국제경쟁력을 상실,중국·멕시코 등에 눌려 세계 최대규모인 미국시장에서 절대 수출액이 감소하는 궁지에 몰리고 있다.

지난 88년 2백14억달러의 실적을 기록한 우리 수출은 지난해 고작 1백86억달러에 그쳐 만 3년 동안 무려 28억달러나 뒷걸음질하는 수모를 겪었다. 87년 미국과의 교역에서 1백억달러 가까운 흑자를 낸 사실이 마치 한바탕 꿈인듯 지난해 대미무역수지는 3억3천만달러의 적자로 돌변했다.

특히 대미수출 주력상품인 자동차·가전·섬유 업종의 경우 이같은 쇠퇴조짐이 가장 두드러져 자동차의 연간 수출고는 88년 31억달러에서 91년 10억달러로,음향 및 영상기기 등 가전분야는 15억달러에서 12억달러로,섬유는 34억달러에서 30억달러로 각각 쪼그라들고 있다.

이런 판에 엎친데 덮친격으로 NAFTA 회오리 마저 밀어닥쳤으니 이대로 가다간 향후 몇년내 우리나라 수출상품이 어떤 비참한 처지가 될지 누구도 예측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북미 진출 국내업계 관계자들은 『우리 경제가 수출주도·대외지향적 성장 패턴이 불가피하다면 어떤 고통이 따르더라도 북미시장을 결코 포기할 수 없다』고 전제,『지난 86∼88년 일부 주종 상품이 누린 수출호황은 아예 깨끗이 잊어 버리고 업계나 정부의 정책관계자 모두가 미국시장을 처음 개척하던 때의 각오와 자세로 되돌아가자』고 주장하고 있다.<유석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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