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자신감 “확고한 입장”/제휴엔 공감… 타협안 준비민자당 원내외 인사들의 잇단 탈당 움직임과 함께 신당창당이 점차 구체화 되고 있는 가운데 국민당과 신당의 제휴여부가 대선구도의 새로운 변수로서 관심을 끌고 있다.
이와관련,국민당의 정주영대표는 13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후보사퇴 불가」를 공식적으로 밝히는 한편 신당과의 제휴 가능성에 대해서는 「흡수통합」 방식을 주장함으로써 일련의 정국변화와 관련한 국민당의 기본입장을 분명히 했다.
정 대표는 또 신당추진 세력들이 제기하고 있는 내각제에 대해서도 일단 부정적인 견해를 표명했다.
정 대표의 이러한 태도표명은 향후 신당과의 제휴협상을 앞두고 첫번째 카드를 선보인 것으로 풀이되며 일견 상대편인 신당추진 세력들의 입장과는 상당한 거리감이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그러나 국민당과 신당의 「거래」가 아직 시작되지도 않았을뿐더러 한쪽 당사자의 모습조차 분명히 형성되지 않았음을 감안하면 국민당측의 「응찰조건」만으로 제휴의 성사여부를 속단하기는 아직 이르다고 할수있다. 신당의 규모와 세,대선국면의 변화에 따라서는 양자의 조건이 접근을 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국민당과 신당추진 세력간에는 이미 내밀하게 제휴 가능성이 타진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노태우대통령의 「9·18조치」 이전엔 새정치국민연합의 이종찬의원측에서 국민당측에 합류의사를 간접 전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이 의원측에서는 합류의 명분을 위해 『일단 정 대표가 후보를 사퇴했다가 다시 추대형식으로 후보를 맡는 방안』을 조건으로 제시했으나 국민당측에 의해 거부됐다는 후문이다.
이와 별개로 박태준 전 민자당 최고위원측에서도 2가지 방안을 놓고 응수타진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제1안은 정 대표가 후보를 사퇴하고 「제3의 후보」를 공동으로 내세우는 방안이고 제2안은 후보는 정 대표가 맡되 집권시 1∼2년내에 내각제를 실시한다는 방안이었다는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와관련,정 대표는 박 전 최고위원과 수차례 개인적으로 만났으나 반대입장을 표명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정 대표가 기자간담회를 통해 밝힌 신당에 대한 기본입장에 앞으로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 현단계에서 추측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정 대표가 가장 비중을 두는 대목은 무엇보다 「후보사퇴불가」 부분인 것만은 틀림없다고 할 수 있다.
정 대표는 지난달초 미국과 멕시코 방문을 마치고 귀국한이후 부쩍 대선에 대한 자신감을 표시해 왔다. 정 대표는 『10월께 큰 변화가 올 것』이라며 『이대로 가면 대선에서 반드시 승리할 수 있다』고 수시로 강조했다고 주변 인사들은 전한다.
정 대표가 이처럼 강한 자신감을 갖는 배경에는 미국의 정보기관이 정 대표에게 모종의 귀띔을 해주었다는 등의 소문이 있으나 구체적 근거는 확실치 않다.
다만 정 대표는 이같은 자신감외에 최근의 민자당 사태 등을 접하고 더욱 출마의지를 굳히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정 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나만큼 경제를 터득하고 종소상인이나 기업의 어려움을 아는 사람은 없다고 생각한다』며 『후보를 사퇴할 것이라는 얘기는 낭설이며 변화가능성은 1%도 없다』고 못박았다.
정 대표가 이날 신당과의 제휴에 대해 「흡수통합」을 주장한 것도 「후보사퇴 불가」 입장과 일맥상통한다고 볼수있다.
정 대표는 내각제에 대해서도 『지금 잘못하면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면서 『국민소득이 2만달러정도 되면 거론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국민당은 그러나 정 대표의 이같은 완강한 입장과 신당문제에 대한 「함구령」에도 불구,향후 신당이 출범할 경우 제휴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다. 대다수 당직자 및 의원들이 『대선승리를 위해선 신당과 연합해야한다』는데 공감하고 있으며 동시에 내각제에 대한 선호를 감추지 않고있다.
따라서 국민당은 후보부분에서는 양보할 수 없다는 기본입장 아래 내부적으로 내각제 및 당내 권력 배분 등 제2,제3의 협상카드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대표 측근들은 『정 대표는 숱한 빅딜(큰 거래)의 경험을 갖고있다』면서 현시점이 아직은 「표정관리」의 단계임을 인정하고 있다.<정광철기자>정광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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