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수교 따라 평화 여건 성숙/북 핵해결에 대화창구 마련 적기전세계의 TV와 인쇄매체들은 최근들어 동북아시아에 대한 관심을 한층 높여가고 있다.
보리스 옐친 러시아 대통령이 일본 및 한국방문을 취소했을때 쏟아져 나오던 논평기사는 확실히 줄어들었다. 그러나 그 파장은 엄청난 것이어서 유럽정상들이 뒤이은 아시아 지역 방문취소는 언론의 주목을 거의 끌지 못했다.
언론인들은 여전히 서울과 북경,동경에 시선을 집중한채 충격적이지는 않더라도 뭔가 예상치 못한 새로운 상황변화를 기대하고 있다.
매주마다 새로 접하게되는 소식은 세계정치의 주도적 흐름이 동북아시아에서 그 역동적인 계기를 맞이하고 있다는 인상을 뒷받침해준다. 노태우대통령의 중국 방문은 아시아에 있어서 냉전시대의 마지막 페이어지를 넘긴 하나의 사건이었다. 양국 역사상 최초의 정상회담에서는 지난 8월 국교정상화로부터 시작된 상호협력 관계를 획기적으로 진전시키는 방안이 모색됐다.
한국의 대통령은 역사장 처음으로 「민리장성의 나라」 중국에서 건설적 협력과 상호번영의 선구자로서 환영을 받았다. 러시아의 언론들도 노 대통령의 방중은 그의 일관된 북방정책의 완결고리라고 높이 평가했다. 노 대통령 취임이후 한국 외교의 주안점은 북한의 동맹국들과 친선을 도모함으로써 한반도의 긴장을 완화하는데 두어졌다.
양국 정상외교의 시작은 새로운 세계질서의 정착과 한반도의 평화적 통일에 기여할 것이 확실하다. 지리적 근접성이나 역사적 우연 때문에 한국과 운명을 같이해온 주변 4국(미국·일본·중국·러시아)과의 외교관계 정상화는 한국의 통일에 극복할 수 없는 걸림돌로 여겨졌던 여러 장애물을 제거한 것으로 보인다.
한중관계의 진전은 동북아시아 평화유지를 위해 매우 중요하며 이런 점에서 러시아는 이를 진심으로 환영한다. 러시아 정부는 한반도 비핵화에 초점이 맞춰진 한중양국의 대화내용을 잘 알고 있다. 물론 북한 정부의 핵 프로그램이 남북관계의 진전을 가로막는 장애물일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의 관심사라는 한국측의 입장은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핵정책과 관련해 북한 당국에 국제적인 압력이 가해지는 것을 중국이 반대하고 있다는 사실도 간과해서는 안된다. 중국측의 접근방식도 수긍할만하다. 강압적인 방법은 더 이상 생상적인 방법이 아니다. 특히 고위급 대화과정에서 이룩한 실질적인 진전에 입각해 모든 분쟁은 대화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 중국은 앞으로 다른 관련국가들과 함께 한반도의 긴장완화를 위해 노력할 것임이 분명하다.
핵문제와 관련해 제기되는 주요한 지역적 해결방안들을 실행에 옮길 수 있는 충분한 조건이 성숙됐다고 보는 것은 매우 타당한 생각이다. 무엇보다도 동북아시아는 세계인구 3분의 1이 살고있는 지역이다. 핵에너지 분야에서의 모든 계획들은 특정국가의 영역내에 국한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따라서 많은 분석가들은 지역적 핵안전보장을 위한 국제기구의 창설이 필요한 때라고 믿고있다.
한반도 비핵화에 합의한 공동성명에 명기된 상호핵사찰 의무를 남과 북은 언제까지 연기해야 하는가. 책임이 어느쪽에 있든 남북상호 핵사찰 의무의 이행을 지연시키는 것은 안타깝게도 한반도의 미래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아키히토 일왕은 중일관계 2천년 역사상 처음으로 이달말 만리장성을 오르게 된다. 아키히토의 방중으로 양국간의 관계는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게 됐다고 정치 전문가들 믿고 있다.
일왕의 방중은 앞으로 양국간의 구체적인 협조방안 모색이 그 목적의 하나다. 중국은 과거 일본 군국주의가 중국인에게 입힌 상처에 대해 아키히토 국왕의 사과를 기대하고 있다. 따라서 일왕이 적정한 관심을 표명하지 않는 경우 이는 중국측을 실망시킬 것이다. 반대로 일왕이 중국에서 멸시를 받는 경우 이는 일본에서 격렬한 반감을 불러일으킬지도 모른다.
중국은 물론 이런 여러가지 사정을 고려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중국내 반일감정의 격화를 막기위해 대일 배상문제에 대한 논의를 억제하고 있다.
중국 학생들이 일본에 우호적이지 않다는 것은 명백하다. 북경대의 한 연구소가 실시한 조사에 의하면 과빈수 이상의 학생이 일왕의 방문을 긍정적으로 보면서도 70%가 일왕의 공식사과가 있어야 한다고 응답했다. 과거에 대한 보상요구는 90%에 이른다. 하지만 보상요구는 별다른 주목을 끌지 못할 것이다. 일본은 지난 72년 양국수교 당시 보상문제가 해결됐다고 보고있다.
89년 천안문사태직후 서방의 경제제재 조치와는 달리 중국이 세계경제와 연결될 수 있도록 일본이 도와준 사실도 고려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 전기침 중국 외교부장의 말은 주목할만 하다. 그는 뉴욕에서 행한 연설에서 『최초의 일왕방문에 즈음해 양국간의 해묵은 분쟁은 끝나야 한다』고 말했다. 전 부장은 일왕의 방중이 중일우호 관계를 심화시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며 양국간의 우호관계는 대를 이어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바야흐로 중국의 만리장성위로 새로운 전망이 떠오르고 있다.<이타르타스통신 사장>이타르타스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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