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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전략혼선… 「동요」막기“총력”/박 위원 탈당후 민자대책과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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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전략혼선… 「동요」막기“총력”/박 위원 탈당후 민자대책과 전망

입력
1992.10.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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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정계 중진 선대기구 요직 배치/“신당막자” 민주와 내밀조율관측민자당이 「대란」의 위기를 맞고있다. 김영삼총재와 박태준 최고위원의 10일 「광양담판」이 결렬됨으로써 민자당은 물론 대선정국이 짙은 안개에 휩싸이게 됐다.

박 위원은 이날 내각제 공약화 등 자신의 정치제도 개혁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 이상 더이상 당에 남아있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노태우대통령의 탈당에 이은 박 위원의 탈당은 개인적 거취표명의 차원을 넘는 문제로서 민자당 생성을 뒷받침했던 3각축중 한축이 무너짐을 의미한다. 이는 또 「반 두김 정서」를 공유하며 연대전선을 모색해온 기성정치권 소외그룹의 행보에도 심대한 영향을 미치게 될 것 같다.

박 위원은 탈당후 일단 경제문제에 전념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지만 박 위원이 빠진 당내 민정계의 동요가 적지 않을 것은 분명하다. 바꿔말해 박 위원의 신당행 여부는 현재로 점치기 어려우나 최소한 박 위원 주변그룹의 동요만으로도 신당추진 세력에게는 큰 자극제가 될 수 있다.

박 위원의 탈당이 예사롭지 않는 무게를 더하는 것은 민정계 대리인역 등 그가 차지했던 당내외 위치상 그의 거취가 정국 전개의 주요 「뇌관」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비롯된다.

대선정국에서 박 위원 변수가 가져올 각종 시나리오의 전개방향은 전적으로 박 위원의 또다른 「사색」과 선택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 총재가 담판 결렬뒤 『인간적으로 과거보다 몇배 가깝게 협조할 것』이라고 말한 것도 박 위원 거취에 대한 섣부른 관측을 경계한 측면이 크다.

하지만 박 위원 탈당 자체로 김 총재는 「합당프리미엄」의 상당부분을 상실했음을 부인키 어렵다. 따라서 김 총재는 당장 박 위원의 공백과 민정계의 동요를 최소화해야하는 당내의 크나큰 숙제를 안게된 셈이며 그 과정은 그의 대선궤도를 크게 수정하는 것으로 귀결될 것 같다.

물론 사실상 박 위원과 겨룬 지난 후보경선 과정에서 민정계의 대부분을 추대위로 흡수했고 김종필대표를 우군으로 확보한 만큼 김 총재 세력 범위에 급격한 위축이 초래될지는 두고볼 일이다. 그러나 지난 후보경선때와는 달리 이른바 「노심」이라는 민정계 「융화제」를 기대할 수 없는 핸디캡을 「박 선대위원장 카드」로 보완하려 했던 김 총재의 의도가 크게 빗나간 것은 틀림없다. 특히 박 위원의 탈당결심 배경엔 내각제 위약 등 김 총재의 정치행태에 대한 신뢰문제도 개입돼 있어 사안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이는 민정계를 포함,범여권 일각에 자리잡고 있는 공통정서이기도 해 이의 치유여부가 대선가도의 중요관건이 될 수 밖에 없다.

이런 사정을 감안한 김 총재의 첫 수습방안은 선대기구 구성을 서둘러 대선체제로 국면을 전환하는 것이 될 것 같다. 또 「비김 비박」 정서를 가진 민정계 중진들을 의식,독주형태의 정치스타일에도 일대 수정을 가하면서 이들을 선대기구의 요직에 배치,민정계를 간접통할하려 들 것으로 보인다. 요컨대 특유의 속도전을 펼쳐 대선가도에 예상되는 신당변수 등에 시간을 주지않겠다는 복안이다. 이는 또 대선을 지난 경선의 확대판으로 압축시켜 추대위와 민주계 사조직을 양대축으로 활용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와함께 김 총재가 가장 신경을 쓰는 부분은 범여권 세력을 크게 잠식할 수 있는 반 김 신당 출현 부분. 김 총재가 전격적으로 「광양담판」을 가진 배경도 박 위원의 탈당만은 만류,「박심」의 신당이전을 막아야 한다는 생각에서 비롯된 것으로 봐야 한다. 신당 대목은 비록 정도의 차는 있으나 두 김의 공동이해가 걸린 부분이어서 두 김 관계에도 내밀한 조율이 시도되리라는 관측도 있다.

하지만 김 총재의 3당 합당이 궁극적으로 대선고지를 겨냥했던 것이고 보면 어쨌든 김 총재로서는 노심과 박심의 이탈로 최대 시련에 봉착한 것만은 틀림없다.

특히 87년 대선을 불지피게했던 김 총재의 부산 수영만 유세가 10월 중순이었던 반면 대선기구도 구성하지 못한채 당분간 당내 후유증을 달래야 하는 민자당의 현재 입장을 당혹스럽다고 표현해야할 것 같다.

반면 당 내부에서는 『어차피 갈등소지를 안고 가기보다 단기적인 손실을 입더라도 위기감 속에 총력전을 펼칠 수 있는 여건이 일찍 마련된셈』이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박 위원의 이탈은 전통적 여권표밭인 TK세 등 영남권의 이탈을 동반할 가능성이 커 대선국면은 극히 유동적 상황을 면치 못하게 됐다. 박 위원의 탈당이 민주당 등의 호재라는 관측은 이런 해석에서 비롯되고 있으나 신당출현 가능성을 한층 높이고 있다는 점 등은 또 다른 변수가 된다.

박 위원 탈당이 민자당과 정국상황에 미칠 풍파의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는 관측은 이런 분석을 깔고있다.<이유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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