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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자 대출금리 10%대로/사상최초… 「당좌대출」보다 낮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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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자 대출금리 10%대로/사상최초… 「당좌대출」보다 낮아져

입력
1992.10.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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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평균 6천억 남아돌아/5대 재벌아닌 대기업에도 적용계획시장실세금리 하락추세가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단자사의 대출금리(어음할인금리)가 사상처음으로 10%대까지 떨어졌다. 이는 단자사의 우대금리(연 14.4%) 보다도 3∼4%포인트 낮은 것일 뿐 아니라 은행의 단기대출 공금리(당좌대출) 보다 더 낮은 수준이다. 단자시장에 초저금리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단자사의 기업 단기대출금리는 은행의 당좌대출(현재 최저 연 11.25% 수준)과 같은 성격의 자금인데 단자회사 대출금리가 은행 공금리보다도 더 낮아진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10일 금융계에 따르면 서울 소재 대형 단자사들은 최근 현대 삼성 럭키금성 대우 선경 등 국내 5대 재벌 계열사에 대해서는 상환기일 10일 안팎의 단기대출금을 연 10%대의 아주 낮은 금리로 빌려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J투금의 경우 지난 9일 현대그룹의 한 계열사에 10일짜리 자금을 연 10.5%에 대출했다.

단자사들은 이밖에도 거액의 여유자금을 마땅히 운용할 곳이 없어 5대 재벌 이외의 우량대기업에도 10%대의 금리를 적용,대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져 초저금리 현상은 당분간 더 확산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단자사에는 요즘 하루에 6천억원 가량의 돈이 남아도는 것으로 일선 관계자들은 추정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단자업계는 금리하락 추세가 최근 가속화되고 있지만 하락폭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판단,금융기관에 돈을 빌려주는 경우(콜거래)에는 내부적으로 12.5%를 마지노선으로 삼아 영업하고 있었다』며 『이 마지노선이 이렇게 쉽게 무너질 줄은 미처 몰랐다』고 말했다. 아직 12%대로 대출하고 있는 단자사도 있으나 기업 쪽에서 12%짜리 자금을 기피하고 있어 거래 자체가 잘 형성되지 않고 있다. 단자사의 어음할인 금리는 자금난이 최고에 달했을 때는 18%까지도 치솟았으나 금융당국의 행정지도에 의해 상한선이 16%로 설정되어 최근까지 16%로 운용돼왔다.

◎해설/콜금리등에 연쇄적인 파급효과/이변 없는한 5∼6개월 지속될듯

시중자금 흐름을 주도하고 있는 단자시장에 연 10%대의 초저금리가 출현한 것은 제한적인 현상이긴 하지만 한자리수 금리의 실현도 가능한게 아니냐는 성급한 전망을 낳게 하고 있다.

10%대의 초저금리가 현재로서는 단기대출금에만 나타나고 있지만 파급효과는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기관간의 초단기 자금거래인 콜시장의 금리뿐 아니라 은행권의 단기여신금리(당좌대출 등)나 회사채 유통수익률 등에 연쇄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시중자금 사정이 풍부해 우량대기업의 경우 자금을 선별해서 쓸 수 있을 정도이기 때문이다. 실세금리 상승의 최대 주범격인 자금가수요현상도 없어졌다.

정부도 경제안정화 시책을 1∼2년 더 시행할 방침이어서 금리하향정책의 강화가 예상된다. 물가상승률도 현저히 떨어졌다. 시장실세금리 하락세에 가속도가 붙은 것도 이같은 배경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초저금리의 출현은 결코 우연이 아니라 실세금리 하락이라는 큰 대세의 한 현상임에는 틀림없는 것 같다. 그러나 초저금리기조의 정착을 점치기에는 아직 이르다. 자금가수요라는 거품이 기조적으로 빠지면서 실질적인 자금수요만 남아 금리만 낮아진 것인지,올 연말의 대선을 앞두고 기업들이 극도로 몸을 사려 일시적으로 자금수요가 감소한 결과 금리가 떨어진 것인지의 여부가 금리향방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정치적 변수가 작용한 결과일 경우 선거가 끝난후 기업들이 다시 돈을 빌기기 위해 금융기관 창구에 우르르 몰려들 것이고 그에 따라 금리는 올라 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단자업계는 초저금리의 완전한 정착은 어려울지 모르나 큰 이변이 없는 한 최근의 저금리현상은 앞으로 적어도 5∼6개월 정도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수신금리를 하향조정하는데 온 신경을 집중시키고 있다.<홍선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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