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대위장도 거부표명민자당의 박태준 최고위원은 내각제 공약 등 자신의 정치제도 개혁요구를 김영삼총재가 거부했다고 판단,9일 하오 최고위원직 사퇴서와 함께 선대위원장을 맡지 않겠다는 최종입장을 김 총재에게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최고위원은 이날 상오 광양제철소에서 최고위원직 사퇴서를 작성,측근을 통해 김영구 사무총장에게 전달했으며 김 총장은 이날밤 상도동 자택으로 김 총재를 방문해 박 최고위원의 사퇴서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내각문제 절충 등 당내갈등 수습을 위해 내주초께로 예상됐던 「김·박 회동」은 무산될 것으로 보이며 박 최고위원에게 동조하는 민정계 의원들의 동요가 뒤따를 경우 민자당은 상당한 혼미기류에 휩싸일 전망이다. 또 내주초 출범시킬 예정이던 대선기구 구성계획도 큰 수정이 불가피하게 됐다.
박 최고위원의 사퇴서에 대한 김 총재의 반응은 확인되지 않았으나 최창윤 총재비서실장은 이날밤 김 총재와 요담을 가진뒤 시내 모처에서 최재욱의원 등 박 최고위원의 측근들과 접촉을 갖고 대책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최고위원은 10일 상경계획을 취소하고 당분간 광양에 머물며 거취문제를 구상,내주초 공식입장을 밝힐 것으로 전해졌는데 일단 최고위원직 사퇴이후 평의원으로 백의종군하겠다는 의사를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박 최고위원은 내주중에 자신의 거취문제를 포함한 최종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정가 일각에선 박 최고위원이 정국상황 전개에 따라 탈당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관측하고 있어 주목된다.
박 최고위원은 전날 김 총장 등 당내 중진의원들로부터 전달받은 김 총재의 입장이 자신의 제의를 거부한 것이라고 보고 이같은 결심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최고위원의 한 측근은 『박 최고위원은 8일 중진의원들과의 면담을 통해 김 총재와 입장차이를 전혀 좁히지 못했음을 확인한 것으로 안다』며 『현재 박 최고위원의 심경은 매우 비장하다』고 전해 박 최고위원의 중대결단이 임박했음을 강력히 시사했다.
이에 대해 김 총재는 내각제 공약화 불가입장을 재확인하고 ▲당운영 민주화 ▲차기정부에서 내각제 의견수렴 등으로 박 최고위원을 최종 설득해 보되 끝내 실패할 경우 김종필대표 또는 권익현의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선대기구를 서둘러 출범시킬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박 최고위원은 이날 하오 정석모의원과 최명헌·이동진 전 의원 등을 광양으로 불러 자신의 심경을 밝히고 최고위원직 사퇴이후의 거취문제를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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