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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립선거 관리내각의 출범(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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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립선거 관리내각의 출범(사설)

입력
1992.10.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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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히 중립내각이 무엇을 뜻하는지 헤아리기 어려우나,중립적으로 선거관리를 맡는다는 세칭 「중립내각」이 9일 선을 보였다. 노 대통령의 지난 9·18 단안이 2주여만에 마무리를 지은 셈이다.명색이 중립선거 관리내각이라서 그런지 새로 등용된 각료들의 면면이 전문성이나 행정력보다 중립적 위상위주로 선정된듯한 느낌이며,결과적으로 임기 4개월을 남긴 노 정권의 임기마무리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을 것인지 일말의 의구심을 낳게 한다.

노 대통령의 민자당 탈당으로 특정정당이나 정치세력의 뒷받침을 얻지 못하게 될 새내각은 자칫 힘없는 내각,약체내각으로 일관하지 않을까 하는 염려도 없지 않다. 앞으로 얼마 안있으면 대통령선거를 치러야 하는데 선거를 가장 공명정대하게 관리하기 위해서는 그 어느때 보다도 강력하고 능률적인 내각의 출현이 요구된다고 하겠다. 법에 따라 예외와 타협이 없는 공명선거를 관리해 나가려면 여간 강력한 의지와 행정력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 불공정의 요인이 있는 대선법의 일부도 개정해야 할 것이며 체질화되어 있는 공무원의 친여적자세도 바로 잡아야 한다. 법개정을 위해서는 정치력이 있어야 하고 공무원의 중립 확보를 위해서는 탁월한 행정력이 필요하다.

공무원의 중립적 자세확보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기 힘들다는 것은 우리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다. 오랜 당정유착의 관행이 단순한 행정지시나 복무지침의 전달만으로 시정되리라고 본다면 너무 안이하게 사태를 낙관하는 것이 된다. 새롭게 공무원 기강을 확립하고 획기적인 체질개선을 추진하지 않는한 모처럼 탄생한 중립선거 관리내각은 대선후 사면초가와 처지로 몰릴 가능성마저 없지 않다. 이런 모든 점들을 감안해 볼 때 과연 이번의 「중립내각」이 막중한 임무를 다하기에 적격한 내각인지 자신을 가지기가 어렵게 되는 것이다. 새로 등용된 각료 개개인의 자질을 가지고 논평하고 싶은 생각은 없으나 중립성을 강조한다고 해서 우리 기억에서 잊고 싶은 구 시대의 인물이나 대통령측근 인사를 요직에 기용하는 것은 국민의 납득도 얻기 어렵거니와 전혀 참신한 맛을 주지 못한다는 점을 지적해두고 싶다.

다만 우리가 당부하고 싶은 것은 「법의 준수」에 철저하다는 현승종총리가 앞장서서 빈틈없고 유례없는 법의 적용으로 최선의 공명선거를 치러달라는 것이다. 비록 4개월밖에 안되는 재임기간이긴 하지만 새내각이 맡은 역할과 책무는 그 어느 시기의 내각보다 더 무겁고 크다는 것을 명심해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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