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절차 따른 것 높이 평가”/민주/“파당색 없어진 중립적 인사”/국민/해당부처는 「새바람」에 기대·우려 교차▷정가◁
○…민자당은 당내 「박태준 최고위원 파동」으로 인해 이날 개각에 대한 관심도가 다소 떨어지는 분위기속에서도 인선내용에는 『전체적으로 중립적 인물이 기용됐다』며 긍정적으로 평가.
민자당은 특히 이번 개각에 대한 민주·국민당의 반응이 긍정적인데 대해 다행스러워하는 눈치.
김용태 원내총무는 『면면을 보니 그야말로 중립내각』이라며 『중립내각이 일단 좋은 출발을 하고 있는 것 같다』고 호평.
그러면서도 민자당측은 노태우대통령의 인사권을 철저히 존중한다는 원칙에 따라 더이상의 구체적 언급은 의도적으로 자제하는 모습인데 김영삼총재도 개각내용에 대해서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고 측근들이 전언.
여기에는 물론 박 최고위원의 거취문제가 중대 고비를 맞고 있는 절박한 당내 상황이 크게 작용.
박희태대변인의 공식 논평도 매우 이례적으로 인선내용에 대한 일체의 평가를 삼간채 『새내각은 좌고우면하는 「눈치내각」이 아닌 「소신내각」이 돼야하며 노 대통령의 남은 임기가 훌륭히 마무리될 수 있도록 최선의 보필을 다해야 한다』는 등의 「당부」로 일관.
○…민주당은 이번 개각과 관련,대체적인 환영의사를 표시.
김대중대표는 이날 아침 7시께 김중권 청와대 정무수석으로부터 개각내용을 통보받고 즉각 환영하면서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 김 대표는 특히 민주당의 강력한 반대의사를 수용,내정자를 변경시킨 안기부장 인선에 대해 노태우대통령에게 감사의 뜻을 피력.
김 대표는 또 이번 개각이 내각 총사퇴,신임총리의 국회인준,새총리의 제청에 따른 조각 등 헌법절차를 충실히 따른데 대해서도 높이 평가.
당내에서는 이현우 신임 안기부장,백광현 내무장관,이정우 법무장관 등에 대해 대체로 높은 점수를 주는 분위기였으며 유혁인 공보처장관에 대해서도 『박정희정권하에서의 과거사에 대해 많은 자성이 있었다더라』고 수긍하는 모습.
특히 그동안 안응모씨의 안기부장 내정설을 놓고 남조선노동당 간첩사건 등으로 한데 묶어 「보수세력의 역풍」,「제2의 공안정국」을 우려했던 김 대표 측근들은 이날 개각내용에 안도.
민주당 관계자들은 이날 중립내각 출범에 맞춰 선거대책위를 발족시키면서 『이제 남은 것은 열심히 뛰는 일』이라고 자신감.
○…국민당은 중립내각 구성에 대해 대체로 환영의 뜻을 표시하며 노 대통령의 중립의지를 전적으로 신뢰한다는 반응.
정주영대표는 이날 상오 김중권 청와대 정무수석으로부터 인선결과를 통보받고 긍정평가와 함께 이같은 입장을 표명.
정 대표는 이어 열린 주요 당직자회의에서 『대통령의 인사권을 존중한다고 이미 밝혔기 때문에 대통령이 알아서 잘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강조.
정 대표는 또 『노 대통령이 안기부의 중요성을 인식해서 자신의 측근을 임명했는데 이는 노 대통령이 이번 선거를 철저히 공평무사하게 치르게 하려는 의지인 것으로 안다』고 평가.
변정일대변인은 회의후 『우리당은 대통령의 고유권한인 내각구성 권한을 존중한다고 밝혀왔으며 따라서 구체적 인물을 천거한바 없다』고 전제,『이번 인선은 대통령이 9·18선언에 표현된 자신의 의지를 펴나갈 수 있는 사람들을 고른 것으로 보인다』며 공식 환영 논평.
변 대변인은 특히 『내무·법무장관에 전혀 정치활동 경험이나 파당적 색채가 없는 인사를 기용한 것이 과거 사례에 비춰볼 때 특이하다』고 지적.
▷관가◁
○…「중립내각」에 대해 관가에서는 대체로 중립성의 본래 취지가 잘 반영된 결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 특히 안기부장을 제외한 나머지 장관에 대해서는 현승종 신임 국무총리의 건의가 대통령에 의해 그대로 수용됐다는 점에서 「모양새」도 그런대로 갖춰졌다는 얘기들.
현 총리는 이날 상오 총리 소접견실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노태우대통령과의 인선협의 과정을 설명하면서 『인사평이 어떠냐』고 여론에 관심.
현 총리는 『내가 청와대가 준비한 후보명단에서 「이런 분이 어떻겠느냐」고 짚으면 노 대통령이 거의 수락,내 생각이 대부분 반영됐다』고 소개.
현 총리는 『학계에서 모실 수 없을까해서 알아보려 했으나 얼핏 떠오르는 사람이 없었다』면서 『이 방면에 경험이 없어 청와대가 준비한 후보명단 밖에서 추천을 생각하기가 어려웠다』고 부연.
현 총리는 이어 『이번 개각인선이 80점 정도는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자평.
○…재야 법조인 새 장관으로 맞은 내무부 관계자들은 백광현장관이 내무행정과 거리가 먼 전혀 뜻밖의 인물이나 「중립」을 강조한대로 그 범주에 드는 인물이 왔다는데는 대체로 수긍하는 분위기.
한편 새 장관이 검찰시절 대형사건들을 무섭게 처리해낸 「면도날 검사」였다는데서 엄정중립과 공정선거를 내세운 대선을 앞두고 내무행정체계나 관행을 수술하는 개혁바람이 불어닥칠지 모른다며 「우려반 기대반」의 점을 쳐보기도.
실제로 백 장관이 9일 부임하면서 미래를 위한 「새로운 모형」이 필요하다는 뜻의 말을 한 것과 관련,『뭔가 바람이 불 것』이라며 촉각을 곧추세우는 모습들.
○…법무부는 이정우변호사의 장관임명에 예상외의 인물이라는 반응.
법무부는 특히 법관출신의 장관기용이 전례에 없었던 파격적인 인사라는 분위기.
관계자들은 중립내각 구성의 개각 배경상 이 장관 발탁을 이해하면서도 이 장관이 법관출신이라는 점을 들어 검찰 전반에 미칠지도 모를 영향을 점쳐 보기도.
○…공보처는 유혁인 한국국제교류재단 이사장이 장관으로 임명되자 의외라는 반응속에서도 환영하는 분위기.
공보처 관계자들은 유 장관이 청와대 정무수석,대구 문화방송 고문,포르투갈 대사 등의 다양한 경력을 지닌 만큼 특히 문화방송 파업사태를 무난히 해결해줄 것을 기대하는 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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