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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담스런 훈장/조혜연 생활과학부기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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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담스런 훈장/조혜연 생활과학부기자(기자의 눈)

입력
1992.10.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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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위성 「우리별1호」의 제작팀인 한국과학기술원 인공위성연구센터의 연구진 30명이 10일 훈장 및 표창을 받는다.과기처는 「국내 과학기술발전과 국민의 과학기술 이해증진 측면에서 이들의 공로가 인정됐기 때문』이라고 훈장수여의 이유를 말하고 있다. 이같은 서훈결정에 대해 과학기술계 일각에서 형평에 맞지 않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지금까지 대학·연구소·기업 등에서 수없이 많은 연구결과가 나왔다. 그중 일부는 그야말로 훈장이라도 주어야할 만큼 국위선양은 물론 국익에 크게 보탬이 된 것도 있었으나 훈장을 준 예가 드물다. 그래서 이번에 전례없이 우리별1호 제작팀에,그것도 30명씩이나 무더기로 훈장을 주는 이유를 받아들이기 어려다는 것이다.

국내과학기술계에서 우리별1호의 의미가 제작팀 전원에게 훈장을 줄만큼의 몫을 지녔는지에 대해 의견이 구구하다.

우리별1호에 들어간 태양전지·집열판 등 1만여개의 부품은 모두 영국·미국 등서 구입한 것이다. 영국에 파견된 11명의 우리 연구진은 이 부품을 가지고 영국의 「UO­22」 위성의 설계를 바탕을 탑재물의 설계를 수정·보완했으며 영국 서리대 위성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제작했다.

우리별1호 제작팀의 노고와 연구성과를 깍아내리려는 것이 아니다. 11명의 적은 인원으로 짧은시간내에 그 정도의 성과를 올린 것은 평가받을만하다. 하지만 엄밀히 말해 우리별1호는 순수 국내 기술진에 의해 제작된 위성이라 할 수 있다.

이번 서훈이 연구개발 성과보다 우리별1호를 전시행정의 훌륭한 도구로 평가한 결과에서 나온 것이란 시각이 많다.

한국과학기술 연구원의 윤한식박사가 아라미드 펄프제조방법 개발로 84년 국민훈장 목련장을 수상했을 때 과학기술계는 물론 내용을 아는 사람들은 「받을만한 사람이 받게 됐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훈장이란 국가에서 내리는 최고의 격려이다. 국가에 대한 공헌도를 평가해 일정 수준이상이 되면 수여하는 것으로 누가 보아도 평가기준이 객관적이고 타당성이 있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이번 훈장수여에 의아심을 갖는다면 받는 사람에게 영예를 주기 위한 훈장이 거꾸로 짐이 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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