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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웨이트 민주화기틀 세웠다/총선서 범야권 압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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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웨이트 민주화기틀 세웠다/총선서 범야권 압승

입력
1992.10.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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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프전전 상황 복귀」제동… 왕정타격/내각도 총사퇴… 변화징후 가시화쿠웨이트의 범 야권세력이 5일 실시된 총선에서 압승을 거둠으로써 인구 65만의 아랍왕정 국가인 쿠웨이트에 민주화의 발판이 마련됐다.

지난 86년 알 사바 국왕에 의해 의회가 강제 해산된지 6년만에 처음 실시된 이번 선거에서 수니파인 회교 헌법운동·대중회교회의 등 야권세력은 총 50석중 32석을 얻어 친왕가 세력을 누르고 승리했다.

구체적으로는 회교원리주의자들의 3개 정파가 9석을 차지했고 민주광장 등 자유주의자들이 13석,무소속 후보들이 10석을 차지한 반면 국왕에 우호적인 부족 지도자들과 국왕이 직접 조직한 국민협상회의 위원들은 나머지 18석을 차지하는데 그쳤다.

이같은 총선결과를 놓고 쿠웨이트 왕정의 퇴조를 점치는 건 시기상조다. 하지만 알 사바 국왕으로서는 총선에 나타난 민의를 수용해야 한다는 국내외적 압력에 직면하게 됐다.

알 사바 국왕을 비롯한 쿠웨이트왕가는 걸프전 종식후 망명이지만 사우디로부터 귀환한 직후인 지난해 4월 총선거실시,인권보장,여성 참정권 부여 등의 민주화 조치를 약속했었으나 오히려 보다 공고한 왕정복귀를 꿈꾸고 있다는 비난을 받아왔다.

총선에서의 야권 승리로 이같은 「과거 수준으로의 복귀」 움직임에는 일단 제동이 걸린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내각이 7일 총사퇴한 것도 전례 없는일로 변화의 징후로 볼 수 있다.

그러나 국왕이 15명의 각료를 모두 비의원으로 채울 경우 의회에서 투표권을 갖는 새 각료들이 의회내 의석분포를 역전시켜 또다른 갈등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총선서 승리한 야권은 선거권 확대,이라크 침공 당시의 정부실책 등을 추궁할 계획이지만 민주화 전도가 낙관할 수만도 없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 선거결과는 사우디,오만,바레인,카타르,아랍에미리트 연합 등 인근 회교 왕정국가의 향후 정치판도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태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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