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립·실무능력 적임” 「현 총리」 낙점/정치권등 의견 충분히 수렴/내정자 고사불구 “대안없다”/청와대 후속개각 자료준비베일에 가렸던 중립내각 구성함이 개봉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노태우대통령이 6일 하오 김중권 정무수석을 통해 현승종 교총회장에게 총리낙점을 통보한 것이 확인됨으로써 총리인선은 이제 사실상 발표와 국회동의 절차만 남겨두게 됐다. 하지만 현 회장의 총리내정은 노 대통령이 그동안 정치권과 사회 각계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한 결과이고 민주당 등도 이날 밤 환영입장을 표시해 「현 총리 체제」의 선거내각 출범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였다.
따라서 이제 정가의 관심은 「현 총리 체제」에 대한 기대와 함께 안기부장 경질여부 등 개각폭과 각료인선 문제로 급격히 옮겨가고 있다.
현재로 후속개각 내용은 유동적이나 현 회장이 총리취임후 노 대통령에 대한 각료 제청 과정에서 독자목소리를 내고 노 대통령이 「결심」을 할 경우 개각구도 자체도 상당한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현 총리 내정자◁
6일 밤늦게 서울에서 한림대 총장 사택인 춘천시 후평1동 엘리트아파트 201동 407호로 돌아온 현 회장은 『지난 5일 자정을 넘기면서까지 청와대 관계자와 맥주를 마시며 얘기를 나눴으며 오늘 하오 서울에서 청와대 관계자와 대화를 나눴다』며 『그러나 총리지명을 수락하겠다는 확답을 한적은 없다』고 그동안 경위를 설명.
현 회장은 『나는 46년간 교단에 몸을 담아 왔는데 앞으로 4개월여는 우리나라로서는 중요한 시기로 중책을 말을 자신이 없어 고사했다』면서 『잘못하면 오점을 남길 수 있는 만큼 교육자로서 인생을 마감하고 싶다』고 말하고 『평생 오늘처럼 괴로운적이 없었다』면서 현재의 심경을 피력.
그는 이어 『지금은 재단(한림대학)에 묶여있어 재단과도 상의를 해봐야 하며 현재 외국에 있는 집사람과 의논을 해봐야 한다』고 솔직하게 피력.
현 회장은 총리지명이 예상되는 7일 상오 11시 롯데호텔에서 강영훈 대한적십자사 총재가 주재하는 올림픽 기념사업추진회의에 참석할 예정.
▷청와대◁
청와대는 6일 노태우대통령의 중립내각 신임총리 지명을 하루 앞두고 하루내내 긴박한 분위기.
특히 김중권 정무수석 비서관이 새총리 내정자인 현승종 교총회장을만나 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진 하오늦게부터는 현 교총회장의 총리지명이 기정사실화 되면서 비서실은 바쁜 움직임.
이날 하오 5시부터 2시간동안 현 교총회장을 시내 모처에서 만나고 돌아온 김 수석은 하오9시께 기자들과 만나 『현 회장과 교섭중인 것은 사실이나 본인의 고사가 완강하다』며 『훌륭한 분이더라』고 소개. 김 수석은 『본인의 수락여부가 남아있어 내정이라 할 수 없다』고 강조했으나 「현 회장이 고사할 경우 대안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현 회장으로 압축해 교섭할 것이므로 대안은 생각지 않았었다』고 말해 현 회장을 설득해 총리직을 수락토록 할 것임을 시사.
김 수석은 『한나라의 재상,그것도 중립내각의 총리를 모시는데 시간과 절차가 필요한 것 아니냐』며 『본인도 선거문화를 일대 쇄신해야 한다는 사명감이나 책임감 등으로 결심하는데 시간이 필요하실 것』이라고 부연.
청와대 일각에서는 현 회장이 끝내 고사할 경우를 우려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나 대부분의 관계자들은 수락할 것으로 전망했고 한 고위 관계자는 『내정이라고 해도 좋다』고 단언.
현 회장은 이날 김 수석이 『대통령께서 전직 총리들을 만났을때도 강영훈 전 총리를 비롯,모두들 현 회장을 천거했다』고 하자 『강 전 총리가 나를 잘 모르는데 그럴리가 있느냐』며 오히려 다시 강 전 총리를 천거했다는 것.
이에앞서 청와대 비서실 고위관계자들은 김 수석이 현 회장을 만나려 간뒤에도 계속 『처음 출범하는 중립선거 관리내각이라 인선에 난항을 겪고 있다』고 연막.
이에대해 한 관계자는 『한사람으로 압축해 교섭에 들어갔기 때문에 고사할 경우를 생각,사실을 미리 밝힐 수 없었다』고 해명.
이날 김 수석은 현 회장을 만나고 오느라 노 대통령이 하오 6시30분부터 3부요인 3당 대표 헌재소장 등과 가진 만찬회동에 30여분 늦게야 참석.
1시간30분동안 계속된 만찬회동에서는 노 대통령의 인사와 이상옥 외무장관의 노 대통령 유엔 및 중국방문 결과보고에 이어 만찬을 나누며 국내외정세를 화제로 환담하는 식으로 진행됐는데 정작 「중립내각」 얘기는 만찬이 끝나 노 대통령이 자리에서 일어나기 직전 꺼냈다고.
노 대통령은 『곧 명실공히 중립적인 내각이 출범한다』며 『여러분의 뜻도 충분히 수렴해 현재 인선중이니 며칠 있으면 다 아시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고 김학준 공보수석이 전언.
▷총리실◁
국무총리실은 6일 새 총리지명 발표에 대비,세부 의전절차의 수립 마련에 부산한 움직임.
총리실 관계자들은 『정원식총리가 유임될수도 있는 것 아니냐』는 말로 총리교체에 대한 아쉬움을 여전히 표시하면서도 총리지명국회동의임명장 수여이·취임식 등의 수순에 따른 시간대별 행사준비에 만전.
특히 총리임명에 이은 후속개각이 신임총리의 각료 제청절차를 거치게 돼 있기 때문에 오는 8일로 예정된 정례 국무회의의 형식에 신경을 쓰는 인상.
총리실의 한 관계자는 『신임총리의 각료제청 과정이 지연될 경우 8일의 국무회의에 신임 각료들이 참석치 못하게 될수도 있다』며 『이 경우 국무회의가 연기되거나 국무회의가 예정대로 열릴 경우 정 총리를 포함한 전 국무위원들이 이 회의에서 사표를 제출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
▷정가◁
○…민자당은 지난 2일 노태우김영삼 회동에서 중립내각 구성과 관련,인선원칙 등에 사전교감이 끝났다고 보고 마지막 인선과정에 지대한 관심을 표시.
김 총재 주변에서는 그동안 후임총리에 관해 일체 함구로 일관해 왔으나 이날밤 현승종 교총회장으로 압축됐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수긍하는 분위기.
이는 김 총재 자신도 『개각이 대통령의 고유권한인만큼 대통령에게 일임키로 했다』고 누차에 걸쳐 밝힌바 있듯이 노 대통령의 결정을 전적으로 수용하겠다는 입장.
김 총재는 그동안 막후에서 강영훈 전 총리 이한빈 전 부총리 등과 직접 만나 의사타진을 하는 등 조용한 활동을 벌였으나 2∼3일전부터 현 회장의 기용설이 나돌자 『중립내각에 적격인 인물』이라는 반응을 보였다는 후문.
○…민주당은 중립내각의 구체적 인선문제에 대해서는 되도록 특별한 주문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어서 현 총리 내정자를 이의없이 수용.
민자당은 김대중대표가 수차 밝혔듯 인물의 중립성 여부보다는 노 대통령의 의지가 중요하다고 보고 있으며 노 대통령의 의사를 존중하는 것으로 이같은 「의지」를 담보하겠다는 방침이기 때문.
이날 저녁 현승종 교총회장의 총리내정 사실이 전해지자 즉각적인 환영의 뜻을 밝힌것도 대통령의 인사권을 최대한 존중하는 성의표시의연장선상에 있는 대목.
민주당은 또 이상연 안기부장의 유임여부에 대해서도 열린 마음을 표하고 있어 눈길.
○…정 국민대표는 6일 노 대통령과의 회동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신문에 거명된 사람은 모두 괜찮더라』면서 구체적으로 현승종 교총회장 강영훈 전 총리 이회창 전 대법관 이홍구 주영대사 등 4명을 거론.
국민당측은 그러나 이 가운데 이 대사를 제외한 3명에 비중을 두었고 그중에서도 특히 현 회장에 대해 『학계에서도 평이 좋더라』면서 『그분 정도면 중립내각에 맞는 인물이라고 본다』고 깊은 관심.<최규식·조명구기자>최규식·조명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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