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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2.10.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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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국제질서의 재편속에서,한일 두나라의 우호협력 관계는 그 어느때보다도 긴요한 과제이다. 흔히 얘기하는 21세기의 아시아·태평양 시대를 이끌어 가기위해서도 그렇고,동북아의 긴장완화와 평화유지를 위해서도 한일우호는 중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년 1월 미야자와(궁택희일) 일본 총리의 방한을 전후해 종군위안부­정신대 문제가 제기되어 현해탄을 사이에 두고 한일양국의 국민감정이 요동했다. 게다가 TV드라마 「분노의 왕국」에서의 일왕 저격 장면과 일왕인형 화형식이 일본 국민 감정을 자극하여 「혐한」 「반한론」이 일본 언론에 공공연히 대두됐다. 이에따른 한국의 「반일감정」도 만만치 않았다. ◆취임후 첫 나들이었던 미야자와 일본 총리의 방한은 이로서 무참하게 실패로 돌아간 셈이었다. 종군위안부 문제나 강제징용 문제의 뒤늦은 제기는 아직도 한일 양국간에 「불행했던 과거」가 청산되지 않고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나타낸 것이다. 일본이 경제대국에 걸맞는 국제정치의 대국이 되려면,가장 가까운 이웃이며,피해당사국인 한국과의 화해가 선행되지 않으면 안된다. ◆지난 2일 동경에서 열린 30회 한일협력위합동회의는 한일무역 불균형의 시정과 기술이전 등을 골자로한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한일 국교정상화 27년이 지난 지금에 와서도 무역불균형 문제가 계속 단골 현안으로 제기되고 있는 것은 그 자체가 한일우호에 큰 걸림돌이다. 이 문제는 「산업구조의 문제」라는 식의 경제논리는 풀리지 않는다. ◆나웅배의원이 기조연설에서 지적한 것처럼 미국이 제2차 대전후 자유와 번영을 위해 패전국을 포함,모든 나라에 경제원조와 기술공여를 했듯이 일본이 지금 그 역할을 대행해야 할때다. 신현확 명예회장은 한일양국의 「가교」 역할을 해온 한일협력위가 『이제는 한일 양국의 이해를 뛰어넘어 아시아를 위해서,더 나아가서 세계평화를 위한 「가교」 역할을 해야할때가 왔다』고 강조했다. 정치대국을 꿈꾸는 경제대국 일본이 무엇을 먼저 해야하는가는 너무나도 자명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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