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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량미달 인선/황영식 정치부기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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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량미달 인선/황영식 정치부기자(기자의 눈)

입력
1992.10.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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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가 2일 17개 상임위원장을 선출하고 임기시작 4개월여만에 원구성을 마치며 정상화 된 것은 늦게나마 다행스런 일이다. 그동안 지자제 공방 때문에 마비됐던 민의의 대변기관이 정상화된 것은 그 자체로서 일단 국민의 환영을 받을만하다.그러나 국회가 본회의 투표라는 요식행위를 거쳐 각당에서 「임명」한 그대로 확정한 17개 상임위원장들의 면면은 국회정상화를 반기는 국민의 기대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과거 어느때보다 「함량미달」의 인사가 많고 인선에 따른 구설수가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국회가 갈수록 복잡다단해지고 있는 국정심의의 효율성 제고를 위해 상임위 중심의 운영을 지향하는 것은 국제적인 추세이다.

이는 현대 사회의 전문화 세분화 추세에 발맞춰 국회의 생명력을 어떻게 든 지켜보자는 일종의 자구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따라서 상임위의 조타수인 위원장의 역할 역시 중요성이 더해가고 있다. 최소한의 해당분야에 대한 식견과 위원들을 이끌고 나갈 수 있는 인품과 지도력 등은 상임위원장의 필수적인 자격요건이 될 것이다.

그러나 이번에 선출된 17개 상임위원장중 「제자리」에 앉은 사람은 손으로 꼽을 정도이고 대다수는 그저 빈곳에 가 앉았다는 것이 중평이다. 또한 「어떻게 저런 인물이 상임위원장이 될 수 있느냐」는 한탄이 의원들 사이에서 조차 터져나오고 있다.

특히 민주당과 국민당이 당내 진통을 겪으며 난산한 상임위원장들에 대한 부정적 지적이 많다.

읍소형과 협박형의 자가발전과 지도부의 구태의연한 감투 나눠주기가 빚은 당연한 결과이다.

타당과의 협상을 통해 얻어낸 자리를 다시 대선전략과 계파이해 등 국회 외적 기준을 적용해 나눈 결과는 「줄만 잘서 있으면 된다」는 우리 사회의 고질적 병폐를 거듭 확인해 주었다. 막판에 탈당 협박에 못이겨 자리바꿈을 해주고 투표 몇시간 전에 가서야 내정자가 확정되는 것은 국회의 권위를 스스로 실추시키기에 조금도 부족하지 않은 대목들이다. 입만 열면 새정치를 하겠다는 14대 국회의 결코 되풀이 되어서는 안될 일그러진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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