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우려되는 MBC사태(사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우려되는 MBC사태(사설)

입력
1992.10.04 00:00
0 0

우리가 우려했던 사태가 결국 벌어지고 말았다. 지난 2일 문화방송(MBC)에 경찰병력이 투입된 사태는 많은 사람들이 예상할 수 있는 일이었지만,동시에 아무도 예상하고 싶지 않은 일이었다.이미 보도된 것처럼 지난 9월2일부터 시작된 문화방송 노사분규의 핵심은 주요 제작 3국장의 임명제도를 둘러싼 대립이었다. 89년 11월에 합의·체결된 단체협약 39조에 규정된 편성·기술국장의 3배수 추천제가 불씨였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가 해당부문 구성원의 추천권 배제를 요구하는 회사측 입장을 지지하는 중재안을 내놓은 것은 지난달 14일 이었다. 이에 대해 노조측은 중재안을 거부하고 파업을 계속하면서 노사 양쪽의 강경대립이 계속돼 왔다.

노조측이 노동쟁의 조정법에 규정된 중재안의 수용의무를 거부하고,회사측이 타협을 거부한채 노조간부진을 고발했을때 「파국」은 이미 예정된 과정이었다고도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미 우리가 지적했던 것처럼,전파가 사회적 공유재산이요 방송사는 그 운명을 떠맡은 공공기관임을 생각할때 우리가 느끼는 충격은 크다. 더구나 그동안 노사 양쪽이 주고 받았던 협상결과를 놓고 볼때 양쪽이 타협을 거부한채 극단적인 대결로 갔어야 했던가 하는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문제된 3국장 추천제에 대해서도 양쪽이 받아들일 수 있을만한 대안이 없다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몇몇 언론사에서 시행되고 있는 임명후 동의제도 있고,그 밖에 어떤 형태로건 구성원들의 의견을 반영할 수 있는 대안들이 논의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사 양쪽의 강경대립은 프로그램의 공백을 묵는 필름의 재탕으로 땜질하는 지경에까지 몰고왔었다. 그것도 결국은 수백명의 경찰병력이 투입돼,2백명 가까운 노조원들이 연행되는 파국으로 갔다.

문제는 이것으로 끝날 것 같지 않다는데에 있다. 노조측은 이미 제2집행부를 구성해서 2단계 행동계획을 짜놓은 상태이고,파동은 지방으로까지 확대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KBS와 함께 양대 공영 네트워크인 MBC가 국민에게 끼치는 충격은 막중한 것이다. 노사 양측 모두 공인의 자세로 돌아가 합리적인 타협을 이룩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프로그램 제작을 정상화하는 일이 급하다.

우리는 대중매체의 공백은 결국 자해행위가 될 것을 우려한다. 이 이상 방송의 공백은 어느 쪽에도 보탬이 되지 않을 것이다. 더구나 국민의 공유재산을 떠맡은 공공기관이라는 인식에 행여 상처를 남기지 않기를 바란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