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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2.10.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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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로르 브라질 대통령에 대한 브라질 하원에서의 탄핵소추안 가결이 세계적 화제다. 43세의 연부역강한 명문출신 미남에다 29년간의 군정종식후 압도적 지지속에서 첫 민선 대통령으로 당선,인기와 영광의 정상에 섰던 그가 불과 3년만에 쫓겨나는 신세로 급락한게 너무나 드러매틱하고 교훈적이다. ◆그는 몰락의 화를 스스로 불러들였다. 취임후 스스로를 「미스터 클린」으로 내세우며 부정·부패추방을 다짐했지만 선거기간중 수백만달러의 부정자금을 착복하고 뇌물을 받은게 동생의 입으로 터져나오면서 설 땅을 잃게 된 것. 그에게 아낌없이 3천5백만표를 몰아줬던 유권자들이 이번에 주저없이 거부의 돌을 던졌고 의회도 모처럼 역량을 발휘,국민들의 뜻을 받아들인 것이다. ◆현지발 AP 통신이 이번 탄핵안 가결의 의미를 여섯가지로 풀이한게 시선을 끈다. 무력했던 하원의 헌정책임수행과 민주역량 과시 및 국민적 요구수용이 그 첫째 의미이다. 그리고 마비상태의 경제 및 행정기구의 재가동과 1천억달러가 넘는 외채문제 해결 및 신규 투자유치를 위한 국제협상의 재개 가능성이 그 다음으로 꼽혔다. 마지막으로 앞으로 대통령의 몸가짐에 대한 충분한 경고라는 점도 지적됐다. ◆엄청난 부의 편재와 외채,민주역량부재와 행정마비 및 부정부패 등으로 악명높은 브라질이었지만 결과적으로 이번에 엄청난 일을 해낸 셈이다. 그래서 그런지 탄핵안 가결날 밤새워 축하의 삼바춤을 추던 군중들이 이제는 모두 일터로 돌아가 다른 모습을 국민적 요구가 민주절차에 따라 제대로 수용되는 것만으로도 그런 일체감과 새로운 가능성의 길이 열리는 걸 보는게 비록 먼 나라의 일이지만 매우 신선하다. ◆오랜 무위도식끝에 우리 국회가 어제 개원했다. 우리 수준이야 브라질보다 앞섰다고 말들을 하겠지만 국회가 이제라도 정신을 차려 헌정책임과 국민의 소리를 제대로 한번 수용해봄이 어떨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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