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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다각접촉… 상호이해 증진”/북한 김영남 외교부장 기자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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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다각접촉… 상호이해 증진”/북한 김영남 외교부장 기자회견

입력
1992.10.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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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정상회담 여건성숙후 이뤄져야/90년대안에 연방제 통일 전망 밟아【뉴욕=김수종특파원】 북한의 김영남부총리겸 외교부장은 30일 하오 숙소인 뉴욕의 햄슬리 팰리스호텔로 한국 기자들을 초대,이례적인 기자회견을 가졌다.

호텔 41층 스위트에서 이루어진 김 부총리의 회견에는 수행한 김병홍 군축 및 평화연구소 부소장과 허종 유엔 대표부 부대사가 배석 했으며 하오 4시30분부터 6시까지 약 90분동안 계속됐다.

김 부총리는 특파원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경향 동아 조선일보 기자를 소개받을때는 『역사가 있는 신문』이라고 말했고 한국일보 기자에게는 『우리 한국일보 얘기 많이 합니다』고 특별한 관심을 보였다. 회견이 끝날 무렵 기자가 『한국일보 얘기를 많이 한다니 특별한 의견이라도 있습니까』라고 묻자 『아니,매일 아침 내 사무실에서 한국일보를 보고 있죠. 얼마전에 내가 외국에 나가 회담할때도 내 사진이 커다랗게 난 것을 보았어요』라며 기분좋은 듯이 웃었다.

다음은 김 부총리와의 일문일답 내용이다.

­유엔과 아시아협회 연설에서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했는데 얼마전 보도에는 북한이 통일후에도 주한미군 주둔을 양해하겠다고 나왔다. 상충되지 않는가.

『주한미군 주둔 양해라니…. 처음 듣는 이야기다. 통일을 하고 통일후 자주독립국가로 타국과의 관계를 유지하려면 미군 철수는 어느때 어떤 방법이든 대화로 협상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나의) 유엔연설은 유엔군 아닌 유엔군이 한반도에 주둔하고 있어 유엔 사령부 문제를 제기한 것이며 이 문제에 대한 태도 변화는 없다』

­미·북한간의 접촉은 어느정도 되고 있으며 이곳에서 누구와 만나고 있는가.

『있는대로 얘기하고 싶으나 미국 사람들과 내적언약도 있고 해서 신의를 지키지 않을 수 없다. 뉴욕에서 상원의원 등 정계 사람을 만났고 다른 접촉을 통해 조선통일에 대해 곡해가 없도록 대화를 진행하고 있다. 접촉할수록 이해를 두터이 하는게 통례가 아닌가』

­한중 수교를 어떻게 보는가.

『중국은 독립자주 정책에 따라 다각외교를 전개하고 있다. 어떤 나라에서는 소련이나 동유럽 국가처럼 망하지 않겠느냐는 어리석은 생각을 하고 있는데 모든 것이 든든하다. 누가 흡수통일을 하려해도 그건 망상에 불과하다. 교차승인은 우리의 계산에 없었다』

­미·북한 관계개선에서 핵사찰이 문제가 되고 있는데.

『화젯거리를 던졌다. 자주·평화·친선외교가 기본인데 미국과의 관계에서 이같은 입장이 난데없니 튀어 나왔다. 우리는 단순한 핵사찰 문제가 아니라 한반도 핵문제가 어떻게 생겼느냐를 고찰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핵안전협정에 조인할때 미국으로부터 주한미군 핵사찰 공약을 받았다. 그런데 미국은 그후 남한 땅에 관한 것이니 남과 협의하라고 제의했다. 그래서 남측에 얘기했더니 미군에 대해서는 관할권이 없다며 미국과 협상하라고 말했다. 북한이 핵을 은닉하고 있다느니 핵카드를 쓰고 있다느니하며 별별 얘기가 다 나오는데 시간이 가면 공연히 신경 썼구나 하고 후회할 날이 올것이다』

­비공개로 진행된 아시아협회 연설에서 질문에 답변하며 부자세습 체제가 시대착오적인 것같지만 북한에는 필요하다는 말을 했다는데 사실이다.

『그런 얘기한 적이 없다. 꿈에도 생각할 수 없는 일이다. 김정일동지는 수령님의 위업을 빛나게 계승발전시키고 있으며 지도자로서 높은 품격을 갖추고 있다. 승승장구하고 있는데 이는 훌륭한 지도자이기 때문이라고 믿는다』

­북한에서는 권력승계가 어느정도 이루어졌는가.

『그런것을 설명해드리지 않아도 자연적으로 해명이 될 것이다. 수령님은 80고령이시지만 내가 뉴욕으로 떠날때만해도 휴식을 마다하고 지방에 현지 지도를 나가셨다. 친애하는(김정일)동지는 당 국가 군대 경제 문화 등 모든 사업을 한몸에 지니고 영도하고 계시다』

­그러면 김 비서를 사실상의 북한 통치자로 봐도 되느냐.

『(고개를 끄덕이며 힘을 주어) 옳은 말씀이다. 내용상 김 동지가 모든 일을 보고있다』

­남북정상이 일단 만나 문제를 풀어나가는 방법도 있지 않은가.

『국가간의 문제면 그럴수도 있겠지만 통일이라는 민족대사를 놓고는 역사적 의미가 있는 상봉이 돼야 한다. 조건이 성숙한 다음 정상회담을 갖고 열매를 맺도록 해야 한다』

­노태우대통령 임기중 정상회담이 없다고 해석해도 되는가.

『논평할 말이 없다』

­유엔연설에서 일본의 안보리상임이사국 진출에 반대한 이유는.

『자격을 갖추는 필요한 조치가 강구돼야 한다. 식민지 노예화와 종군위안부 문제 등 범죄행위를 사죄하고 청산하는 선행조치를 취해야 한다. 일본과의 관계개선이 당면과제일지라도 민족울분을 팔아 버릴 수 없는 일이다. 독일에 대해서는 다르다』

­일본과의 수교교섭에서 지금은 일본측이 회담재개를 요구해도 응답하지 않는다.

『입맛이 써서 그런다. 국교정상화라면 동등입장이라야 되는데 성의표시가 부족한 것 같다』

­그러면 언제 일본과의 회담이 재개되는가.

『11월에는 열릴 것이다』

­남북관계 전망은.

『연방제 방식에 의한 통일전망이 내다 보인다. 90년 대안에 통일위업이 성취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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