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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대통령 탄핵안 가결/하원,압도 표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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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대통령 탄핵안 가결/하원,압도 표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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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10.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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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로르 사실상 권좌 축출/부통령이 권한 대행【브라질리아 로이터 AFP=연합】 브라질 하원은 29일(한국시간 30일 새벽) 페르난두 콜로르 데멜루 대통령(43)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압도적 표차로 통과시켰다.

현직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중남미에서 가결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로써 약 4개월간 브라질 정정을 파국으로 치닫게 한 콜로르 부패스캔들은 일단락 됐다.

오랜 군정끝에 29년만에 처음 지난 89년 실시된 자유 선거에서 대권을 잡았던 콜로르는 하원의 탄핵소추 결정으로 앞으로 최장 6개월간 대통령으로서의 모든 권한이 정지되며 사실상의 재판 절차인 상원심리를 거쳐 탄핵이 확정된다.

이번의 탄핵결정에 따라 이변이 없는 한 이타마르 프랑코 부통령(61)이 권한을 승계해 오는 95년 1월까지인 콜로르의 잔여임기를 대행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브라질 하원은 이날 브라질 전역에 TV로 생중계되는 가운데 실시된 호명투표에서 재적의원 5백3명중 4백80명이 투표에 참가,찬성 4백41 반대 38 기권 1표의 압도적 표차로 콜로르의 탄핵안을 가결했다.

◎뇌물파국 4개월만에 수습/남미 첫 대통령 단죄… 정치 민주화 계기/해설

브라질 하원이 29일 페르난두 콜로르 데 멜루 대통령(43)에 대한 탄핵안을 통과시킴으로써 지난 4개월동안 파국으로 치닫던 브라질 정국은 수습국면에 접어들었다.

콜로르 대통령은 이로써 중남미에서 현직 대통령으로 뇌물 스캔들과 관련해 탄핵소추된 첫 대통령의 오명을 안고 퇴진하게 됐다.

콜로르가 탄핵된데 따라 이타마르 프랑코 부통령(61)이 앞으로 6개월간 대통령의 권한을 대행하게 되나,상원 또한 콜로르에 대한 탄핵심판을 가결할것이 확실시돼 이변이 없는 한 95년 1월까지의 콜로르 잔여 임기를 승계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콜로르의 부정 축재 스캔들은 지난 5월 그의 친동생이 마약복용 사실과 측근의 뇌물수수 내막을 폭로하면서 비롯됐다.

콜로르는 처음부터 이를 완강히 거부했으나 의회와 검찰의 조사결과 89년 대선 당시 콜로르측 재무담당이었던 세자르 파리아스가 기업체에 특혜를 주는 대가로 뇌물을 받았으며 이 부정한 돈중 6백50만달러가 대통령에게 흘러들어간 사실이 드러났다.

이 돈은 시가 2백50만달러 상당의 대통령사저 보수비와 사저 직원급료 등에 사용됐는데 그의 저택은 1만3천㎡의 광대한 부지에 높이 10m의 담장이 쳐져 마치 하나의 성을 방물케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명의 지방주지사에 불과했던 콜로르는 89년 처음 실시된 민선 대통령 선거에서 호세 사르네이 전 대통령의 부정부패를 물고 늘어져 각계각층의 폭넓은 지지와 기대를 업고 당선됐다.

젊고 참신한 이미지로 대통령에 당선된 직후부터 「브라질의 케네디」로 각광 받던 콜로르 대통령은 자신과 측근의 부패를 용인한 결과 결국 탄핵을 당함으로써 「브라질의 닉슨」이라는 불명예를 얻게됐다.

이번 스캔들로 지난 4개월동안 수백만명의 학생·시민 등이 연일 콜로르의 하야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여왔으나 그는 자신의 무고함만을 주장하며 권좌를 지켜왔다. 소식통들은 탄핵소추안이 부결됐다면 엄청난 시민의 저항에 부딪쳤을 것으로 예상했었다. 이들은 특히 혼란속에서도 군부가 보였던 중립적 자세를 높이 평가하고 있다.

현지 외교소식통들은 부정스캔들은 일단락 됐지만 프랑코 부통령이 향후 정국을 수습해나가는데는 많은 난관이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빈약한 정치기반과 헌법에 의해 제한된 대통령 권한은 접어두고도 현직 대통령이 부정부패의 정점에 있었다는 점에서 실추된 권위와 정치 불신감을 극복해 나가기 쉽지 않으리란 전망이다.

특히 콜로르 집권 2년반이 지난 현재 인구 1억5천만의 브라질 경제는 극도의 침체상태에 빠져 있으며 지난 5개월동안의 인플레율도 25%에 이른다.

그러나 정치 분석가들은 적어도 한가지 점에서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중남미 국가에서 처음으로 국민·의회·사법부가 일치단결해 성역처럼 여겨졌던 대통령궁의 비리를 단죄함으로써 경제개혁과 정치민주화를 가속시키는 계기를 만들었다는 사실이다.<조상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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