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젤차 배출매연 발암위험/알려진 것보다 훨씬 치명적”/1천여가지 공해물질 미세입자로 혼재/대기중에 서서히 가라앉아 인체로 흡입/도시거주 10만명당 50명 피해【베를린=황병태특파원】 트럭·버스 등 디젤(경유)자동차의 매연에 의한 암유발위험이 지금까지 알려진 것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매연 배출 및 운행규제 등 대책을 놓고 논란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공해유발도가 낮은 식물성 대체연료로의 전환이 적극화되고 있다.
디젤자동차는 휘발유자동차에 비해 대기오염의 주범인 이산화탄소와 수목을 해치는 유황성분의 배출이 적어 공해위험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간주돼왔다. 또 연료효율이 높아 자원절약 측면에서도 우위에 있어 매연과 소음 등의 결점에도 불구하고 트럭·버스·중장비 등은 물론 택시·일반승용차에도 널리 사용되고 있다.
소음과 함께 디젤자동차의 최대결점인 매연의 인체 유해정도,특히 발암위험은 우려할 정도는 아니라는 것이 기존 연구결과였다. 예를 들어 독일 연방과학기술부와 자동차 메이커들이 공동실시한 동물실험에 의하면 매연에 예민한 실험용 쥐도 차량통행 밀집지역의 통상측정치보다 40배 많은 디젤매연을 장기간 흡입하는 경우에만 폐암증세가 나타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독일 각주 환경부가 공동운영하는 「배기가스규제위원회」(LAI)는 최근 이같은 기존인식을 뒤집는 연구보고서를 내놓아 충격을 던졌다.
이에 따르면 독일내 전체 암사망자의 2%는 차량배기가스의 공해물질이 발병원인이다. 그리고 이 배기가스에 의한 암유발 빈도중 디젤자동차가 차지하는 비율은 교통밀집 도심의 경우 전체의 3분의 2선에 이르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를 확률로 따지면 매년 도시거주 인구 10만명당 50명이 디젤매연에 의해 암에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디젤엔진의 불완전연소로 인해 배출되는 매연에는 1천여가지의 공해물질이 평균 0.3마이크로미터(1천분의 1밀리미터) 크기의 미세한 입자형태로 섞여있다. 이 매연입자들은 대기속에서 서서히 가라앉아 인체에 흡입되며,이중 절반정도만 호흡을 통해 다시 배출되고 나머지는 허파에 박혀 장기적으로는 수십년후 폐암을 유발한다.
디젤매연공해에서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디젤자동차를 위한 배기가스 정화장치가 없는데다 매연배출 규제조차 느슨한 점이다. 현재 발전기 등 산업용 고정디젤기관의 경우 배출매연입자 허용치는 배기가스 1입방 미터당 5밀리그램인데 비해 화물자동차는 1입방 미터당 3백74밀리그램으로 훨씬 관대하다. 이에 따라 LAI는 배출 허용기준의 대폭적인 강화와 매연 필터부착 의무화 등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대책수립에는 장애가 많다. 현재까지 시험단계에 있는 디젤매연필터들은 장기사용이 어렵고 값도 최고 2만5천마르크(약 1천4백만원)나 돼 실용성이 낮다. 여기에 연방 교통부와 자동차산업협회 등에서는 기존 연구결과를 토대로 규제강화에 반대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과 관련,도심운행 규제에 살아남을 수 없는 독일전역의 디젤택시들은 저공해연료인 식물성 메틸에스테르(RME) 연료로의 전환을 서두르고 있다. 독일 택시의 대부분은 디젤사용 벤츠승용차다. 연방택시업자협회는 최근 독일전역의 벤츠택시 4만대의 연료를 앞으로 3년간 단계적으로 겨자의 일종인 평지씨앗에서 추출한 RME로 모두 전환하기로 합의했다.
RME 연료는 그동안 벤츠택시에 시험사용한 결과 1백㎞ 운행에 디젤유보다 0.5리터가 더 소모돼 연료 효율문제는 무시할 정도로 나타났다. 다만 현재 이탈리아에서 전량수입,값이 디젤유보다 30% 비싼 것이 결점.
이에따라 니티작센주와 바이에른주 등은 RME에 대해 연료소비세를 면제하고 모든 디젤자동차의 RME 사용을 적극 권장하고 있고,세계 각지에서 문의가 잇따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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