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백15엔대까지 상승 가능성/일부선 “당분간 백17∼백18엔대서 머물 것”【동경=이상호특파원】 최근 세계 주요 외환시장에서 엔화가 달러당 1백20엔선을 돌파하자 「엔의 위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반적인 세계경제의 부진속에서 일본이 유일하게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데다 미 경기가 단기간에 회복될 조짐이 없고 유럽통화제도(EMS)가 혼미를 거듭하는 등 엔화에 대한 구매욕구가 당분간은 계속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엔화 향방에 대한 일본 국내외의 일반적인 예측은 엔화가 당분간 「완만한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는데 일치하고 있다.
최근 엔화폭등의 기폭제가 된 멀포드 미 재무차관과 하다(우전자) 일 대장상의 「엔고 용인」 발언 등이 이를 직접적으로 뒷받침하고 있다.
당사자인 일본정부와 일본 은행이 완만한 엔고를 바람직하다고 보는 이유는 대체로 두가지.
첫째는 구미 각국에서 일본의 경상수지 확대에 대해 불만이 높아지고 있어 엔고의 진행은 흑자축소를 위한 일본의 노력을 보여주는 호의적인 제스처로 인식되고 있다는 점이고 둘째는 엔고가 수입품의 가격하락을 가져와 일본경제 전체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면 장기적으로 산업구조 전환에도 도움이 된다고 판단되기 때문이다.
요미우리신문이 29일 국내의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의하면 엔화는 당분간 달러당 1백17∼1백18엔대에서 머물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었다.
이 선을 넘어 1백10엔대 중반까지 치솟을 경우에는 수출관련 기업의 수익악화 및 달러와 불안방지 등의 관점에서 정부와 일본 은행이 금리인하 요구에 몰려 적극 시장개입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다 대장상도 『급격한 변동에 대해서는 각국과 협의해 적절히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들 전문가들중 과반수 이상은 또 연말에 가면 1백15엔대까지도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현재 일본 국내경기 형편상 『엔화를 적극적으로 계속 매입하게 만들 재료가 부족하다』고 보고 1백18엔대가 「벽」이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현재의 엔고가 유럽통화,미국경기 후퇴,미 대선에서 민주당 집권 가능성에 따른 것으로 엔화의 독자적인 재료는 거의 없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이들의 주장에 동조하지 않는 측은 그같은 일본의 국내상황을 인정하더라도 현재 상태로는 세계의 유동자금이 몰릴 곳이 엔화밖에 없으며 고용통계 등 앞으로 발표될 미국 경제지표가 더욱 악화되거나 마르크화의 강세 등이 재현될 경우 급격한 엔고현상이 나타날 가능성도 크다고 강조하고 있다. 최근의 상황은 「엔고」라기보다는 「달러저」라는 주장이다.
한편 통화당국내에서 『엔고의 속도가 너무 빠르다』는 판단도 나오고 있고 히라이와(평암외사) 경단연 회장도 『1백20엔대를 넘어서면 경기후퇴를 더욱 심각하게 만들 것』이라고 말해 대장성과 일본 은행은 시장개입의 가능성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엔고의 향방에 대해 외환시장의 큰손인 기관투자가와 수출기업 등 「실수요자측」은 대부분 엔화가 하락해도 달러당 1백22∼1백23엔선이 한계라는데는 이의를 달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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