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Proof(증거가 없다)』 「No Justice(공정하지 않다」29일 서울형사지법 422호 법정에서 열린 파키스탄 조직폭력배 보복살인극 선고공판.
재판장인 양삼승 부장판사가 무거운 목소리로 조직원 2명에게 사형을 선고하자 영어 통역원과 대사관 직원의 이중통역을 통해 어렵게 형량을 확인한 주비파 조직원들은 믿기지 않는 표정으로 재판부를 향해 소리를 질러댔다.
자기파 조직원을 살해한 비키파일당 2명을 심야에 야산으로 납치해 난도질,증인이라곤 하늘에 뜬 달밖에 없었기 때문에 내심 「무죄」를 기대했던 이들은 억울한 듯 교도대원에 끌려 법정밖 엘리베이터에 올라서면서까지 「No Proof」를 외쳐댔다.
재판부도 당초 이 점을 우려한 듯 선고에 앞서 범행일체를 자백했던 경찰 진술은 법정에서 부인하면 유죄증거가 될 수 없지만 검찰과 법정에서의 진술은 형사소송법상 증거능력이 있다』고 친절히 설명까지 해주었다.
이들의 범행은 『고향에 있는 가족들이 보복당할 우려가 있다』며 자백을 꺼리던 동료조직원 1명이 결국 범행일체를 실토함으로써 드러났다.
현장에서 망을 보았던 이 조직원의 진술이 법정에서 가장 유력한 증거가 된 것이다.
재판부도 판결문의 다른 내용은 모두 통역을 해주었으나 신변보호를 의식한 듯 이 사실만큼은 통역부탁을 하지 않았다.
『보복살인은 법치국가에서 있을 수 없는 일로 아무리 외국인이라도 엄벌해야 합니다』
재판부는 판결문을 낭독하며 이들이 법정에서 조차 거짓된 진술로 일관하는 등 개전의 정이 없는 점을 강조했다.
통역을 맡았던 대사관 직원은 자국민이 이역땅에서 최초로 사형선고를 받은 범죄자로 기록되는 것에 충격을 받은듯 침통한 표정으로 『아마도 항소할 것』이라고만 말하고 서둘러 법정을 떠났다.<이태희기자>이태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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