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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관위 줏대를 잡아라(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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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관위 줏대를 잡아라(사설)

입력
1992.09.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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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대통령의 중립내각 구성 천명을 계기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대통령선거를 공정하게 관리하기 위해 획기적인 방안을 강구키로 했다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중앙선관위는 당당한 헌법기관으로 선거관리의 책임을 갖고 있으면서도 숱하게 잘못된 선거관리로 인해 오늘날 그 위상은 말이 아니다. 그런 선관위가 9·18 선언을 계기로 심기일전,선거관리 책임자의 모습을 되찾겠다는 것은 기대해 볼만한 일이다.중앙선관위가 우선 공정선거 관리방안으로 구상하고 있는 것은 각당 각후보의 정책대결을 유도하고 대통령선거의 공정성을 감시하기 위해 각계 원로들이 참여하는 기구를 만든다는 것이다. 정책대결로의 유도는 각당의 정책 최고책임자와 각계 전문가들이 모여 대통령후보들의 정책을 설명 평가한후 이 결과를 선관위가 널리 홍보,후보선택의 판단자료로 삼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한마디로 정책비교를 통한 투표유도로서 매우 바람직한 방안이다.

제헌 국회의원선거 이래 지금까지 우리나라는 이른바 민주적 방법에 의해 각종 선거를 치러오면서 유권자들의 투표동기는 지극히 전근대적인 요소들에 의해 좌우되어 왔었던게 우리의 현실이다.

즉 후보자의 정치적 비전과 경륜,그리고 국가통치능력과 소속정당의 정강정책과 선거공약은 제쳐놓은채 망국적인 지역감정을 비롯,이른바 혈연·학연 그리고 금품과 향흥관광의 선심행위 등이 당락을 가름하는 주무기로 판을 쳐 선거는 불법부정의 혼탁한 분위기를 이루고 선거가 끝난후에도 그 후유증으로 정치자체가 골병이 들고 있음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정책비교는 또한 무책임하고 실현성 없는 공약남발을 견제하는데 크게 기여할게 틀림없다. 따라서 선관위는 선거개시전의 각당 각후보들의 정책비교와 실현성 및 국리민복과 연관된 효용성 평가와 함께 선거운동기간중에 각당과 후보들의 각종 대중선언과 제의가 있을 때도 즉각 평가회를 열어 이의 당위성 여부를 유권자들에게 널리 알려야 할 것이다.

다음 선관위가 구상하는 원로들에 의한 선거감시 기구는 그 기능과 역할이 모호하다. 선관위의 관계자는 『정부·정당 및 선거관리기구의 윗선에서 영향력을 미치는 위상을 가져야 한다』고 했는데 문제는 후보나 유권자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러기위해서는 참으로 국민들이 존경을 받는 각계 원로들,어느당 어느후보에도 기울지않는 원로들로 구성하고 선거가 끝날 때까지 타락 불법현상이 드러날 때에는 그때그때 준엄하게 꾸짖고 시정토록하는 역을 맡게 해야할 것이다. 즉 원로감시기구가 꾸짖으면 선관위는 즉각 법적조치를 취하는 기동력이 뒤따라야 한다. 다만 국민의 사표가 될만한 원로가 드문 우리현실에 얼마나 공정하고 무게있는 인선을 할 수 있는가가 의문이라 하겠다.

공정한 선거관리방안은 더욱 개발되어야 하겠지만 우리는 후보등록이 끝난 직후 중앙선관위 주관아래 올림픽 스타디움 같은 곳에서 대통령후보들을 초청,온국민이 보는 가운데 불법주정한 운동을 하지 않겟다는 대국민 선언대회를 열 것을 제의한다. 그 자리에서 선관위는 불법부정운동을 하는 후보에게는 투표하지 말도록 계몽 유도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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