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과 회담기대·대미개선 지원 요청할듯【동경=문창재특파원】 김일성 북한주석의 갑작스런 중국방문설은 한중수교와 노태우대통령의 중국방문 효과를 희석시키고 국면을 북한측에 유리하도록 역이용 해보려는 것이다.
한소수교 당시 소련을 맹렬히 비난했던 북한이 한중 수교이후 중국 비난을 삼가는 신중한 태도에서도 알수 있듯이 북한은 가장 믿었던 「혈맹」과의 관계악화를 원하지 않는다.
북한으로서는 노태우대통령과 아키히토(명인) 일왕과의 회담계획 없는 중국의 최고실력자 등소평과 김 주석의 회담을 성사시켜 변함없는 우호관계를 내외에 과시하고 싶어 할 것이다. 만일 등·김 회담이 이루어진다면 북한으로서는 그보다 더 큰 외교적 성과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등이 한국과 일본의 정상과 만나지 않는다면 김 주석만을 만나주는 외교적 비례는 범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설득력있게 들린다. 최근 다시 흘러나오는 등의 건강악화설도 그런 관측을 뒷받침해주는 것이다.
김 주석이 중국을 방문하는 또 한가지 목적은 대미관계 개선에 대한 지원을 요청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한동안 일본과의 수교를 제1의 외교현안으로 심아온 북한이 최근 대미접근에 국운을 걸다시피하고있는 것은 북한 당국자들의 발언으로도 확인되고 있다. 일본과의 국교정상화 회담에도 그다지 열을 올리지 않는 최근의 동향에서도 확인되지만 우선 미국과의 관계를 호전시키면 일본과는 쉽게 관계개선이 이루어진다고 생각하는 증거이다.
아무도 기댈데가 없는 북한이 대미관계 개선의 중개역 및 강력한 지원을 중국에 부탁하리라는 점은 쉽게 짐직할 수 있다.
김일성이 마지막으로 중국을 방문한 때는 지난해 10월초.
김은 당시 소련 공산당의 몰락에 이은 보수파의 불발 쿠데타로 구 공산권이 극심한 혼란을 겪고있을때 중국을 찾아가 양국이 사회주의 체제 고수에 공동노력을 경주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김은 당시 김정일 후계체제에 대한 지지와 한중수교를 북한·미국,북한·일본 관계정상화 속도에 맞춰 조정해줄 것을 북경측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한국과의 수교를 시간문제로 보고있던 중국은 그뒤 1년이 채 안되는 시점에서 등소평의 「8자지침(진결건교 선례후공)」에 따라 한국과 정식 국교를 맺었다.
등의 개혁경제 수행에 진력하고 있는 중국으로서는 무엇보다도 한반도의 안정이 긴요하기 때문에 북한의 대미·대일 국교정상화 노력을 적극 지지할 것이다.
그동안 북한의 대서방 관계진전을 가로막고 있던 북한의 핵의혹이 풀려가는 조짐이 보이는 시점에서 이뤄지는 김일성의 중국방문은 4강에 의한 한반도의 교차승인을 완결하는 시발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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