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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작정치 이젠 불능” 정치탈색/안기부 “정치중립” 천명 안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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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작정치 이젠 불능” 정치탈색/안기부 “정치중립” 천명 안팎

입력
1992.09.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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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식 향상·탈냉전등 작용/체제 개편대비 「산업정보」 강화대통령의 국가 통치행위의 뒷받침을 명분으로 지난 30여년간 무소불위의 권한을 행사해왔던 국가안전기획부가 스스로 「정치중립」을 선언하고 국가이익만을 위한 정보기관으로의 위상정립에 나선것은 우리 정치사에 큰 획을 긋는 대사건으로 평가할 수 있다.

지난 61년 중앙정보부로 창설된이래 크고작은 정치사건때마다 끝없는 정치공작의 시비를 블러 일으켰던 안기부의 위상정립은 한마디로 『국내정치에 관여하지 않겠다』는 것이어서 안기부의 「6·29선언」으로 비유할 수 있다.

안기부는 이번의 정치중립선언을 계기로 오는 대선에서는 「엄정중립」이란 가시적 조치를 보이겠지만 다음 정부의 탄생과 함께 탈냉전의 세계적 흐름에 걸맞는 새로운 모습의 안기부로 탈바꿈하기 위한 준비작업도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안기부의 「결단」 배경은 무엇보다 민자당 탈당을 선언하고 대선을 공정관리 하겠다는 노태우대통령의 「9·18조치」에 따른 것이라 볼 수 있다.

정가의 고위소식통은 이와관련,『이번조치는 새로운 시대에 부응하고자 하는 안기부 전체의 의지가 담겨있다고 볼 수 있다』면서 『여기에는 국내 정치에 관한한 정보기관이 중립적 자세를 지켜야 한다는 통치권자의 의지도 가미된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사실 노 대통령은 지난 5월 이상연 안기부장이 취임한이후 국내외의 새로운 변화에 맞춰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있는 안기부의 발전 계획을 지시,부내에 「21세기발전위원회」를 구성해 청사진을 마련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개혁의 이면에는 「공작정치」의 여지가 더이상 수용될 수 없을 정도로 발전한 국민들의 의식과 정치수준이 큰 몫을 한것도 부정할 수 없다.

인기부측도 이와관련,『79년의 10·26사건이후 방만했던 중앙정보부의 위상을 제자리에 돌려놓는다는 취지에서 일대 개혁을 단행,안기부로 개편한바 있지만 그 취지가 다소 변질된 측면이 있다』며 그동안 안기부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있었음을 시인하고 있다.

특히 현재 대선가도에 나서고 있는 후보들이 한결같이 과거의 권위주의적 통치유산을 청산하겠다고 공약하고 있는 점도 개혁촉발의 원인이 됐다고 분석할 수 있다.

이번 연기군 사건에서 드러났듯이 행정기관의 선거개입을 용납치 않을 만큼 국민의식이 변해있음을 알고 있는 안기부는 과거의 관행을 더이상 유지할 이유가 없다는 얘기이다.

이와함께 안기부측은 이같은 국내정세의 변화 못지않게 국제정세가 탈냉전에 이어 경제전의 양상으로 급변하고 있는 것도 개혁의 중요한 배경이 됐다고 밝히고 있다.

안기부는 탈냉전 시대에서 이미 개혁의 과정을 걷고 있는 미국의 CIA나 영국의 MI6,러시아의 KGB와 같이 정보기관 본래의 임무인 사회안전이외에도 산업정보 활동 등에도 주력하게될 것이라고 소식통은 전하고 있다.

안기부의 위상 재정립은 크게 두방향에서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첫째는 그동안 관행처럼 되어온 각종 정치공작 등 탈법적 권력남용과 월권행위의 중지이며 둘째는 탈냉전과 남북관계의 급변하에 따른 새 역할의 모색.

이중 부정적 이미지를 씻는 지침으로는 우선 법적근거가 불분명한데도 내부적으로 당연시됐던 활동을 과감히 시정한다는 내용. 특히 각종 정치관련 시국사건 발생때마다 사건처리 방향을 자의적으로 재단했던 관계기관 대책회의를 차제에 중단한다는 방침이다.

물론 대공관계 등 본래 업무수행상 필요한 대책회의는 유지돼야 하지만 무소불위의 칼처럼 휘둘러온 안기부 입김의 한계를 명확히 하겠다는 얘기이다.

이와함께 주요선거때 더이상의 관권개입 시비가 없게 중립을 지킴은 물론 오해의 소재가 있는 일체의 행위를 중단하고 평상시에도 여론의 지탄을 받아온 정치사찰은 물론 정치공작의 체취를 풍겨온 일체의 행위를 하지 않겠다는게 안기부의 입장.

이같은 안기부의 부정적 요소 척결노력이 어떤 과정을 통해 가시화될 것인지는 좀더 지켜봐야겠으나 한 고위관계는 『새롭게 태어나는 안기부의 모습을 조만간 보여줄 것』이라고 개혁의지를 강조하고 있다.

다음으로 안기부의 새 역할 모색은 ▲대공업무 ▲국가안보 및 사회안정 활동 ▲과학기술 등 산업정보 수집활동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후문.

안기부는 이같은 진로모색의 구체적 방안을 도출하기 위해 이미 내부에 군내외 주요 인사들도 「21세기 발전위원회」를 설치,운영해왔는데 논의의 주된 초점은 기구개편을 포함,탈냉전의 시대흐름과 날로 치열해지는 국가간 경제관련 정보활동의 강화에 맞춰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신재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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