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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상규명과 공신력/백범암살 조사 공식조직이 나서야(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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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상규명과 공신력/백범암살 조사 공식조직이 나서야(사설)

입력
1992.09.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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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범 김구선생 암살범 안두희씨의 새로운 발언이 세상에 파문을 던지고 있다. 그가 백범암살 엿새전에 이승만대통령을 만났으며,이 대통령이 암살계획을 이미 알고있었던 것으로 보였다는 내용이다.49년 6월 안씨가 김구선생을 암살한뒤 「그 배후」에 누가 있느냐하는 것은 국민적인 의문의 대상이었다. 그러나 안씨는 6·25전쟁때 출옥한뒤 40년동안 배후에 관해서는 뚜렷한 증언을 하지않은채 오늘에 이르고 있다.

그가 암살 엿새전에 이 대통령을 만났다고 밝힌 것은 얼핏 듣기에 우리의 흥미를 돋울만하다. 당시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 정부수립후 첫 대통령으로서 단독정부 수립에 반대해온 김구선생과 타협하기 어려운 관계에 있었다는 것이 그 첫째 이유이다.

그러나 안씨의 발언이 과연 어느 정도로 신빙성이 있느냐 하는 의문을 가질 수도 있다. 무엇보다도 이 대통령이 배후였다면 왜 인씨가 출옥후 40년동안 유형 무형의 고초를 겪어가며 입을 열지않고 이에와서 밝히느냐 하는 의문이 생긴다.

더구나 지금 현재로서는 그의 발언을 증거할만한 근거는 오직 안씨 자신밖에 없다. 그가 관련자로 꼽은 사람들이 모두 이 세상 인물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그는 강제납치된 상태에서 입을 열었다. 이런 상태에서 나온 발언이 공신력을 얻기는 애초에 어려운 일이다.

김구선생 암살범이 엿새전에 당시 대통령관저인 경무대에서 이 대통령을 만났다는 「고백」은 우리에게보다도 앞으로의 세대에 더 큰 충격을 줄수있다. 광복이후 최대의 정치적 테러였을뿐 아니라 백범의 정치적 위치가 앞으로의 세대에게도 커다란 관심거리로 남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광복이후 최대의 정치적 테러의 진상은 임의의 민간인 행동대가 아니라 보다 공식적인 조직에 의해 다시 파헤칠 필요가 있다. 자칫 잘못된 인식은 잘못된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점도 잊지말아야 한다.

어쨌든 진상은 올바로 파헤치는 것이 최선의 길이다. 진상규명을 위해서는 정부나,준정부기관이 나서 관련전문 인력을 조직해야할 것이다. 조직적인 작업이 이루어진다면 진상은 밝혀질 것이다.

그럼으로써 「진상」은 그것이 어떤 일이건 결국 밝혀진다는 확신을 국민에게 주어야 한다. 시간적으로 이러한 작업은 빠를수록 좋다. 지금은 그러한 작업을 하기에 적합한 때라고 할 수 있다.

진실규명 작업은 당장 시작한다해도 당장 성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관련 전문인들의 심사숙고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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