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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과소비 진정 확연/중소형 인기폭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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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과소비 진정 확연/중소형 인기폭발

입력
1992.09.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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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빌라·대형 값 떨어지고 분양 미달 사태/가수요 감소·“형편에 맞게” 풍조 정착추세주택에서도 과소비가 사라지고 있다.

경제 각 분야에서 과소비의 거품이 걷히고 있는 가운데 최근 주택시장에서도 고급,대형주택의 인기가 폭락하는 새로운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소형아파트는 값이 오르는데도 대형 아파트는 계속 떨어지거나 보합세에 머물고 있는가 하면 종전에는 짓기도 전에 팔리던 고급빌라가 파리를 날리고 일반 분양되는 대형아파트도 미달사태를 빚고 있다. 주택시장이 중소형 중심으로 재편되는 양상이 확연히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고급주택에 대한 수요감소는 최근 실시된 신도시 청약에서 두드러졌다. 지난 22일 마감된 일산·중동 신도시 민영아파트 우선청약 접수결과 일산의 전용면적 25.7평 이상의 국민주택 초과분은 1,2군 28개 평형중 1개 평형을 제외하고 모조리 미달됐다. 이에반해 국민주택 규모는 지역우선과 무주택 우선 분양에 엄청난 신청자가 몰려 최고 18.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분당 신도시의 경우 미달은 없었지만 지난 7월 3차분 분양에서 중소형은 경쟁률이 10대 1 수준을 넘은데 비해 대형은 평균 5대 1 수준이었다. 중소형 아파트의 경쟁률이 항상 대형 아파트 경쟁률을 훨씬 상회하는 것은 이제 일반화되고 있는 현상이다.

올해초 분양된 서울 개봉동 K아파트나 면목동 D아파트의 경우에도 중소형은 1순위 분양에서 모두 마감됐으나 대형은 선착순 분양에도 미달됐었다.

한때 우후죽순처럼 생겨나 사회적 문제까지 됐던 호화빌라도 이제는 사려는 사람이 없어 분양 업체들이 큰 타격을 받고 있다.

현대건설은 고급빌라촌으로 각광받고 있는 종로구 평창동에 30∼90평형 고급빌라 31세대를 지어 지난 7월부터 일반분양을 했으나 3순위 선착순 분야에서도 일부 대형평형은 미달됐다. 이 일대 고급빌라들은 한대 평당 1천만원을 넘어 갔으나 올들어서는 8백만원대로 값이 떨어진 상태이다.

최근 서울지역 주택값 변동에서도 소형과 대형은 뚜렷한 대조를 보였다.

8월들어 상계동,목동,개포동 등 일부 대단위 아파트 단지에서 소형 아파트가 5백만∼2천만원까지 올랐으나 대형아파트는 대부분 변동이 없었고 오히려 떨어진 지역도 적지 않았다. 과거 집값 상승이 강남의 대형 아파트부터 시작되던 관례가 이제는 깨져버린 것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처럼 고급,대형주택의 인기가 폭락하는 배경을 ▲집값안정에 따른 투기적 가수요 감소 ▲주택전산망 등 투기단속 강화 ▲경기침체 등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앞으로의 주택시장은 중소형을 중심으로한 실수요자들의 거래에 의해 좌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분에 맞지않는 주택 과소비가 수그러들고 자기 형편에 맞춰 주택을 선택하는 풍조가 자리잡게 된다는 전망이다.<배정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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