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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기자금 엔으로 긴급도피/엔화 폭등 원인과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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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기자금 엔으로 긴급도피/엔화 폭등 원인과 전망

입력
1992.09.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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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S 혼란… “탈유럽” 가속/일선 수출기업 타격등 우려 시장 적극개입 검토【동경=이상호특파원】 「달러당 1백19엔대」라는 전세계적인 엔화 폭등현상은 엔화가 상대적으로 싸고 안전하다는 투자자들의 판단때문이다.

경기침체,주식시장 혼미,사가와규빈(좌천급편) 사건 등 어지러운 일본 국내 사정만을 보면 엔고가 될 아무런 이유가 없어진다.

그런데도 엔화가 사상최고치를 경신한 것은 미 달러화나 독일의 마르크화에 비해 상대적으로 싼 엔화에 갈곳을 잃은 세계의 투가지금이 「긴급도피처」로서 몰려들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 외환시장이 급격한 변동기에 돌입한 것은 지난 7월 독일이 금리를 인상하면서부터다. 고금리를 배경으로 유럽통화고가 가속화됐지만 불황속에서 고금리를 견디지 못한 유럽통화제도(EMS)의 근간에 금이 가면서 이번달 후반부터 자금이 유럽으로부터 빠져나오기 시작했다.

프랑스 국민투표가 가결됐지만 EMS의 유럽환율체계(ERM)에 영국 및 이탈리아의 조기복귀가 어려운 상황이 계속되는 등 유럽통화의 혼미상황이 장기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런 경우 과거의 예를 보면 미국측이 이 자금을 받아들였으나 미국의 경제현실은 그렇지가 못하다. 미국의 경기자체가 좋지 않은데다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금리인하 등 일련의 금융완화 조치가 실시될 가능성이 높으나 이 경우 독일이 고금리 정책을 포기하지 않으면 달러가 폭락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태에서 일본은 ▲10조7천억엔에 이르는 종합경제 대책을 실시할 정도로 선진국중 유일하게 경기부양 정책실시 여력이 남아 있으며 ▲경기침체라고는 하지만 구미에 비해 높은 3%정도의 성장을 유지하고 있고 ▲경상수지 흑자가 계속되고 있다는 점 등이 세게 투자가들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이다.

때문에 이번의 엔화 폭등은 유럽통화 위기의 심각함을 배경으로 엔화에 단기적인 투기자금이 대거 유입된 결과로,전문가들은 「엔고라기보다는 달러저라는 표현이 적절하다」고 말하고 있다. 하타(우전공) 일본 대장성장관도 『국제적으로 일본 경제가 가장 좋다고 시장관계자들이 판단하고 있는 것 같다』고 인정하고 있다.

말하자면 현재 엔고는 국제통화 불안의 표현이지 일본경제의 강함에 따른 것이 아니어서 일본 경제계는 불안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즉 지난 86년께의 엔고 불황과는 달리 내수에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이중 타격」을 받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국내경기 침체로 고전하고 있는 수술형 기업의 채산성이 한층 악화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대장성과 일본은행이 엔화 안정을 위한 적극적인 시장개입을 검토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와함께 이번 엔화폭등은 선진국들간의 정책협조 필요성을 다시한번 강조하고 있다.

달러고 시정을 위한 선진국들의 합의인 플라자 협정이후 약 7년이 지났지만 지난 89년 11월의 베를린 장벽붕괴와 냉전의 종식은 국제적인 자금흐름에 큰 혼란을 가져왔다.

유럽통화 위기,달러화 신용도 저하,엔화 급등이라는 계속되는 외환시장의 동요는 미국과 독일의 재정적자 시정을 시작으로 주요 선진국에 절대협조의 회복을 강요하고 있다.

이런 배경에서 이번 엔화폭등의 직접적인 계기가 된 미 말포르 재무차관이 『미국은 달러저·엔고를 우려하지 않고 있다』는 엔고용인 발언에서 볼수있듯이 미국이 미일 협조금리 인하를 요구하고 있어 급격한 엔고는 일본의 조기 금융완화의 가능성을 크게 높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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