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본능 5만권 중국학 “메카”/국내기증 난관… 비밀리 모처 옮겨23일 대만 대사관이 최종 철수함에 따라 대만대사관내의 중정도서관에 소장돼 있던 서적 5만권의 처리를 놓고 대만정부가 고심하고 있다.
대만대사관은 이날 하오 진축삼 문화참사관 등이 출국하고 중국정부가 우리 외무부로부터 구 대만대사관 열쇠를 인수함으로써 한국내에서의 활동을 사실상 종결했다.
대만정부는 한중수교이후 주한 대만대사관 양도에 대비해 지난 15일 대사관 구내에 있던 손문선생과 장개석총통의 동상을 연희동 한성화교중고교 교정으로 옮기고 주요외교 관계문서를 파기하거나 본국으로 이송하는 등 준비작업을 해왔으나 장서는 처리방법을 찾지못해 고심해왔다.
이 장서는 중국 고서영인본과 역사,정치,철학서적들로 중국학관련 서적이 총망라돼 있는데다 각종 희귀본까지 포함돼 있어 그간 국내중 국학(문학포함) 전공학자들에게 큰 도움을 줘 중문학계의 메카로까지 불리어왔다.
대사관측은 당초 국내 유학의 총본산인 성균관대에 장서를 기증키로 하고 본국에 승인을 요청했다. 서울대와 고려대 등도 물망에 올랐으나 성대가 지난 64년 대만국립정치대와 자매결연을 맺은후 학술교류를 계속해온 점과 주한대만 대사관 직원 상당수가 국립정치대 출신인 점 등이 고려돼 성대를 추천한것.
그러나 대만정부는 회신을 미루어오다 차후 재교류가 이루어질 경우 문화원을 설립,이곳에 장서를 비치하는게 좋겠다는 회신을 1주일전에야 보내왔다.
대사관측은 자칫 중국측에 도서일체를 고스란히 넘겨주게될 것을 우려,보관책을 논의하다 서울시내 모처에 20여평 규모의 창고를 빌려 비밀리에 책을 옮겨놓았다.
대사관측은 장서 보관장소가 알려질 경우 대사관 부지처럼 중국측에 빼앗길 것을 우려해 익명으로 창고를 임대했고 건물주에게도 보관물품을 일반물건인 것처럼 비밀에 부친 것으로 알려졌다.<이희정기자>이희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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