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학력 사무직 종사/40대이상 자가 소유/과소비풍조 주도/87∼89년 투기·증권으로 번돈 86% 탕진/90년 거품 해소되며 다시 “건전”가장의 나이가 40대이상이고 대졸이상 고학력자이면서 자기 집을 소유한 전문·사무직 종사자(소위 화이트칼라 계층) 가정이 최근 몇년간 우리 사회에 만연했던 과소비풍조를 주도한 것으로 23일 통계청 분석결과 밝혀졌다.
특히 이들 계층은 주소득원인 임금이 높은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음에도 부동산 및 주식가격이 하락하기 시작한 90년이후부터는 한계 소비성향을 급격히 낮춘 것으로 나타났다. 한계 소비성향이 90년부터 크게 낮아지기 시작한 것은 지난 87∼89년 부동산투기와 증시활황 등 우리 경제에 「거품」 현상이 만연했을 무렵 소비를 급격히 늘려 흥청망청하다가 거품이 꺼지면서 뒤늦게 90년부터 소득수준에 걸맞는 정상 소비패턴을 되찾고 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통계청이 이날 발표한 87∼91년 도시근로자 가구 소비성향 분석에 따르면 전체적인 평균 소비성향(가처분소득 가운데 소비지출액 비중)은 소득향상에 따라 대체로 낮아지는 추세다. 반면 새로 늘어난 소득을 얼마나 소비에 더 쓰느냐를 나타내는 한계 소비성향은 과소비풍조가 만연한 지난 89년 무려 85.9%를 기록한 이후 지난해는 62%로 뚝 떨어졌다. 이는 이제 대다수 국민들이 수입이 좀 늘었다고 해서 씀씀이를 그만큼 늘리는 식의 방만한 가계경영방식에서 벗어나 종전보다 저축을 늘리는 등 건전한 쪽으로 전환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가구주의 특성별 소비성향을 보면 91년 현재 가장나이가 45∼49세인 가정이 79.9%의 소비성향(평균 72.2%)을 기록,자녀들이 성장한데다 특히 교육비 부담이 커 가계지출이 많음을 반증했다. 소비성향이 낮았던 87년과 가장 높았던 89년을 비교할 경우 35∼39세(기간중 소비성향이 1.09배 증가)와 50∼54세(1.07배 증가)에서 과소비를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은 30대 초반의 경우 자녀가 어린데다 무작정 저축을 늘리기보다 생활 자체를 즐기려는 풍조탓으로,50대 초반은 부동산·주식 등 자산 보유가 많은 계층이기 때문에 각각 소비수준이 높았던 것으로 분석했다.
주택 소유여부를 기준으로 보면 자기집 소유층은 평균 소비성향이 77.7%로 가장 높았고 월세임대층이 72.1%,전세 입주 가정이 64.8%로 각각 조사됐다.
통계청은 월세가구가 전세가구보다 소비성향이 높게 나타난 것은 소득 절대액이 적은 반면 매월 주거비 부담이 크고 식료품 구입 등 기본 지출을 줄이기 어렵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학력별로는 가장이 대학원이상 나온 가구가 소비성향 77.1%,대졸 74.6%,전문대졸 73.1%로 고학력자일수록 씀씀이가 컸다.
가장의 직업별로는 사무직 종사자가 75.1%,전문직이 73.6%로 서비스직 68.4%나 생산·운수직 70.4%를 각각 크게 웃돌았다.<유석기기자>유석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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