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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 날벼락” 가족들 눈물/근로자 피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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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 날벼락” 가족들 눈물/근로자 피랍

입력
1992.09.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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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생만 하더니… 제발 무사하길”/몸값노린 단순범행 추정/대우측/“생존목격 전문 받았다”이란에서 일하던 (주)대우 근로자 5명의 피습,피랍소식을 들은 가족들은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가족들은 한동안 뜸하던 중동 근로자 피랍사건이 자신들의 가장·아들에게 닥치자 정부와 회사측에 조속한 안전귀환을 위해 힘써줄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가족들◁

피랍자 4명중 서울 관악구 신림1동 1627의79 강용씨(28·토목기사) 집에서는 아버지 강항희씨(63)와 어머지 한복남씨(59) 등이 4형제중 막내인 강씨의 안전을 기원했다. 가족들은 22일 낮 회사측의 통보를 받은 2남 영철씨(34)의 연락으로 피랍사실을 안 뒤에도 23일 낮 대우 본사에 찾아가 상황을 문의하며 애를 태웠다.

가족들에 의하면 강씨는 공전을 졸업한 뒤 89년 대우에 입사,그해 12월 출국했는데 91년 5월과 올해 5월 두차례 귀국했었고 추석때는 고혈압으로 고생하는 어머니의 건강을 챙기는 전화를 걸어왔었다.

어머니 한씨는 매달 1백20만∼1백30만원씩 송금해 오던 막내의 피랍소식으로 인한 충격으로 지명이 도져 말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상태이다.

장한규씨(42)의 아버지 장성룡씨(74)는 서울 은평구 신사2동 장씨 집 부근의 복덕방에 앉아 있다가 23일 하오 4시50분께 소식을 듣고 집에 돌아와 『눈앞이 캄캄 하다』며 장손 석준군(22) 등 손주 2명을 붙들고 통곡했다.

장씨는 『아들이 리비아 공사장에 3∼4차례 다녀온 뒤 지난 7월 다시 이란으로 출국했다』며 『엊그제도 소식을 전해왔는데 청천벽력같은 소식을 접하니 난감하다』고 말했다.

납치된 장씨는 부인 김옥연씨(46)와의 사이에 3남을 두고 있으며 부인 김씨는 이불가게 식당 등에서 일하며 가계를 꾸려왔다.

부산 출신인 김선웅씨(50)의 부산 금정구 서3동 집에는 부인 우순자씨(47)가 혼자있다가 『추석날 아침 걱정 말라는 전화가 왔었는데 웬 날벼락이냐』며 놀라워했다.

김씨는 현대건설 소속으로 3년 동안 이라크에 근무하다 지난 90년 1월 대우로 옮겨 이란에서 1년9개월 근무하다 지난 3월 두번째로 출국했었다.

또 오건탁씨(42·시험사)의 서울 강서구 공항동 61의292 집에는 하오 7시께 직장에서 귀가한 아내 최동호씨(44·(주)한국항공청소용역원)와 딸 나연양(15·덕원여고1)이 함께 찬송가를 부르며 오씨의 무사귀환을 기도 했다.

▷사건현장◁

사건현장은 반다르 압바스와 바프크간 6백10㎞ 철도공사구간중 제4공구 B공사 현장이며 사건 당시 이곳에는 우리 근로자 1백18명과 이란현지인 6백1명이 작업중이었다.

이란 정부당국은 23일 사건현장부근 산악지역 민가에서 괴한들이 자고간 흔적을 발견,집중수색하고 있다.

▷정부대책◁

외무부는 이날 자비홀라나 우파라스티 주한 이란 대사를 불러 피랍근로자의 조속한 구출을 위해 이란 정부가 적극 나서줄 것을 요청했으며 사건현장에 주이란대사관 최조영참사관을 급파했다.

▷대우◁

(주)대우는 지난 21일 밤 11시께(한국시간)이란 테헤란본부로부터 전화를 통해 피랍사건을 처음 보고받고 긴급회의를 소집했으며 22일 상오 8시부터 「이란사고대책본부」를 가동,24시간 비상근무해 왔다.

대우측은 공사 과정에서 정체불명의 무장 괴한들이 차량과 자재를 탈취하는 사건이 간혹 발생함에따라 무기소지증을 갖고 있는 이란 현지인을 경비원으로 채용했는데 납치범들이 우리 근로자와 이란현지인에게 총기를 난사하고 4명을 납치한 점으로 미루어 지하테러단체에 의한 범행으로 보고있으나 이란에 반정부세력이 거의 없다는 점에서 몸값을 노린 단순납치극일지도 모른다고 말하고 있다.

대우대책본부는 23일 하오 2시10분께 이란 현재 건설본부로부터 납치된 근로자들이 살아있는 것이 목격됐다는 전문을 받았다고 밝혔다. 현지본부는 전문에서 『사건발생지역으로부터 1백80㎞ 가량 떨어진 마을의 한 어린이가 범인과 납치된 근로자들로 보이는 7명이 차를 타고 가는 것을 신고해 왔으나 사실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보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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