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슬바람이 피부에 와닿는 감촉을 완연하게 느낄 수 있는 계절이왔다.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대학의 캠퍼스는 한층 더 스산하게 마련이다. 단풍도 채 들지 않은 활엽수들의 성급한 낙엽이 발길에 채여 젊은 지성들의 감성을 자극하기 때문만은 아닐게다. 해마다 비좁아지기만 하는 취업의 문이 「4년의 대학생활」을 마감해야 하는 졸업예정자들 마음에 불안과 초조를 가중시켜 한상백로를 몸으로 느끼게 하기 때문이라고나 할까. ◆신문들이 요즘 다투어 보도하는 대졸예정자들의 취업전망은 근래없이 비좁을 것이라고 한다. 취업의 좁은 문은 사상 최악이라는 비관론마저 나오고 있으니 당사자들의 애타는 심정이 오죽하겠는가. 줄잡아서 올가을 취업시즌에 일자리를 구하려는 대졸이상의 고학력자가 30만명에 달한다는 추산이다. ◆졸업예정자 20만명과 취업 재·삼수자 10만명이 대기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대규모로 일자리를 창출해야 하는 대기업들의 채용규모는 예년보다 20% 이상이 감소한 2만명 안팎이 될 것이라니,단순 평균경쟁률로 따져봐도 15대 1이 된다는 것이다. 사상최악이라는 신문들의 제목이 결코 허풍만은 아닐 것 같다. ◆실질경제성장률이 8%는 돼야 연간 40만명의 신규 노동인력을 흡수할 수 있는데,우리 경제성장률은 6% 안팎으로 둔화됐다. 기업의 구조조정을 위한 긴축운영체제로의 전환과 전반적인 경기후퇴로 기업들의 새로운 일자리 창출이 줄어들 수 밖에 없다는 것은 이미 예고됐던 것이다. ◆그러나 이미 4년전에 정원이 증원돼 입학한 학생들이다. 취업문이 좁다고 졸업을 안시킬 수도 없는 일이다. 어찌보면 정부의 인력수급 예측 잘못으로 인한 피해자라 할 수도 있다. 반면에 공고졸업자는 기업들이 없어서 못데려갈 만큼 심각한 구인난에 처해있다고 들린다. 4년 대학공부를 더하고도 실업자가 될 것인가. 그렇지 않으면 공고나 전문대로 진로를 일찍이 정해 실속있는 일자리를 얻어 사회에 진출할 것인가. 모든 학부모들이 다시 한번 생각해보고 현명한 선택을 할때가 됐다는 것을 깨달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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